꿈의 배터리 시대, K배터리가 '황화물계'를 택한 이유 [모빌리티]

입력 2024-09-03 13:41 수정 2024-09-0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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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2027~2030년 상용화 전망
이온 전도도 높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주목

▲고체 전해질 종류 (출처=포스코퓨처엠)
▲고체 전해질 종류 (출처=포스코퓨처엠)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안전성이 높은 전고체 배터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외부 충격 등에 의한 누액 위험이 없다. 또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빈자리에 더 많은 활물질을 넣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도 불린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7년 전후로 제시하고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삼성SDI는 지난해 파일럿(시범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으며, 하반기 초기 시설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황화물계 전고체용 니켈도금박 개발을 완료했다. 동박 양면에 니켈을 도금한 소재로, 활물질과의 접착력이 높고 황에 의한 동박 부식을 막을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배터리에 들어가는 고체 전해질을 개발하고, 2026년 양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로드맵은 ‘황화물계’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종류 따라 크게 고분자계(폴리머계)·산화물계·황화물계로 나뉜다. 이 중 황화물계 전해질은 전극과 전해질 간 계면을 넓게 형성할 수 있어 리튬 이온 전도도(이동 속도)가 가장 높다.

고분자계는 기존의 액체 전해질 기술과 비슷해 대량 양산이 쉽지만 온도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산화물계는 전기화학적 안전성은 우수하지만 황화물계 대비 이온 전도도가 낮다.

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질과 분리막 가격은 ㎏당 15달러 수준인 데 반해 황화물계 전해질의 원료인 황화리튬은 ㎏당 1만2000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초기 전고체 배터리 가격이 1kWh당 400~600달러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국경을 넘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고체 배터리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도요타는 2028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54조5000억 원의 민관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중국 업체들은 액체와 고체의 중간 형태인 젤(gel) 전해질을 넣은 반고체 배터리를 선점한 상태다. 또한 중국 정부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 약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고, 세계 점유율 1위 CATL은 2027년 소량 생산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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