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새 먹거리 공개매수…온라인 시스템 마련 ‘분주’

입력 2024-09-0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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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유진투자證, 비대면 청약 구축

상장폐지 등 시장 확대에 경쟁 예고

‘주관율 1위’ NH증권 참고 잇달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 이투데이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 이투데이DB)
국내 증권사들이 공개매수 청약 시장에서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공개매수 비대면 청약시스템을 오픈했다.

공개매수는 기간과 가격, 수량 등 조건을 공시해 여러 주주로부터 주식을 장외 거래로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인수·합병(M&A), 경영권 확보, 상장폐지 등을 목적으로 이용된다.

애초 투자자들이 공개매수 청약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지점에 방문해야 했고 관련 증권사 계좌도 개설해야됐다. 보유주식 수가 많지 않은 개인 투자자의 경우 번거롭다는 이유로 참여가 많지 않았는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쉽고 편리하게 청약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달 초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시스템 구축을 위해 유베이스·에쿼티앤스톡보이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증권사들이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 파이가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공개매수는 19건으로 전년(5건)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실시됐거나 추진 중인 공개매수는 이미 14건이다.

최근 사모펀드(PEF) 주도의 상장폐지가 늘며 공개매수 시장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는 6건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이 상장폐지가 되면 공시의무에서도 자유로운 데다 엑시트(투자자금 회수)까지 가능하다.

아울러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추진되는 분위기 속에서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대주주가 되는 경우, ‘50%+1주’를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회사 M&A 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의 일반주주도 보유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높은 가격에 인수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자는 취지다.

업계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청약시스템을 도입한 NH투자증권을 참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비대면 청약 시스템 도입 이후 공개매수 딜의 절반 가량을 맡으며 시장을 선점했다. 단순히 공개매수뿐 아니라 M&A 주관이나 인수금융·상장폐지·지배구조 개편 등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 금융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상장사를 선호하는 사모펀드 업계 분위기나 경영권 분쟁 등의 영향으로 공개매수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이 예정됨에 따라 도입 후 관련 공개매수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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