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일가 정조준하는 검찰…‘경제공동체’ 성립될까

입력 2024-09-04 15:44 수정 2024-09-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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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특채 의혹’ 전 사위가 받은 월급-문 전 대통령 이익 동일시
뇌물 혐의 다지기 위해 자금 흐름 추적…조만간 다혜 씨 소환
경제공동체 적용 해석 나뉘어…독립생계 여부 판단 등 관건

▲문재인 전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위가 받은 월급이 문 전 대통령의 이익이라는 ‘경제공동체’ 논리를 검토 중인데, 적용이 가능한지 법조계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문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뇌물 혐의를 뒷받침할 법리와 판례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와 제주도 별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앞서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 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해왔다. 서 씨는 항공직 경력이 없었지만, 이상직 전 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2018년 7월 전무이사로 취업했다.

비슷한 무렵이던 2018년 3월 이 전 의원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는데,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임명 대가로 서 씨를 채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 근무하며 매달 받은 급여와 태국 이주비 등 총 2억2300여만 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사위가 일하며 받은 돈을 문 대통령의 경제적 이익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특히 검찰은 시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다혜 씨는 결혼 후에도 문 전 대통령에게 생활비 등을 받아왔는데,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하면서부터 경제적 지원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 대한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자금 흐름을 파악해온 것도 결국 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뇌물 혐의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이 관건이다.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접 이익이 되는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죄가 성립한다.

금품이 공무원 가족 등에게 전달됐다면, 법원은 ‘경제공동체’에 대한 입증을 요구한다. 즉 서 씨의 취업이 문 전 대통령에 금전적 이익이라는 걸 증명하려면, 문 전 대통령 부녀가 사실상 지갑을 공유한 관계임을 밝혀야 하는 셈이다.

앞서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 원(실수령액 25억 원)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서 부자간 경제공동체 입증에 주력한 바 있다.

하지만 곽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직무관련성은 인정하면서도 곽 전 의원 부자를 경제공동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병채 씨가 이미 결혼해 독립 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게 근거였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결격 얘기가 나왔던 이 전 의원을 이사장에 임명한 경위, 당시 사위의 취업에 대한 의사소통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게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상 (문 대통령이) 다혜 씨가 돈이 필요한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비를 주다가 사위가 취업하니까 지원을 중단했다”며 “아무래도 곽상도 의원 사건보다는 혐의가 인정될 여지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서초동 한 변호사는 “대통령이면 직무관련성은 폭넓게 인정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사위가 근로의 대가로 급여를 받은 것인데, 곧바로 청탁에 대한 대가로 연결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즘 30, 40대도 부모에게 많이들 지원받는다. 생활비 지원을 끊었다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뇌물죄 여부가 갈린다면, 중단하지 말고 계속 용돈을 주면 죄가 안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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