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엇갈린 EV 시장…국산 보급형 ‘날고’ 수입차 ‘주춤’

입력 2024-09-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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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V 시장, 화재 사고 이후 격변
벤츠 등 수입차, 판매 타격에 ‘주춤’
현대차·기아 보급형 EV로 ‘정면돌파’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지난달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사고 이후 전기차 시장의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 수입 브랜드들은 판매에 타격을 입은 반면 보급형 전기차를 내세운 국내 완성차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 중인 10개 수입 브랜드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4115대로 집계됐다. 화재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 전월 4586대 대비 10.3% 줄어든 판매량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브랜드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화재 사고 당사자인 메르세데스-벤츠(벤츠)는 판매량이 7월 269대에서 133대로 반토막이 났다. 화재 차량인 EQE(전체 트림)는 39대에서 18대로 판매량이 줄었으며 전기차 16개 모델 중 EQE 350 4매틱 SUV 등 6개 모델은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벤츠와 함께 ‘독3사’로 불리는 아우디, BMW 역시 전월 대비 판매량이 각각 22.1%, 43.1% 줄었으며 수입 전기차 핵심 플레이어인 테슬라도 판매량이 17.7% 줄었다. 이처럼 주요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줄며 캐딜락, 지프, 포르쉐, 폭스바겐 등의 판매량 증가에도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하락했다. 화재 사고로 인한 소비자 불안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 상황이다.

반면 현대자동차·기아가 주도하는 국산 전기차 판매는 지난달 호조를 보였다. 수입 전기차 수요를 일부 흡수한 것은 물론 화재 사고 이전부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가격 문제를 보급형 전기차로 돌파한 덕분이다.

▲기아 EV3. (사진제공=기아)
▲기아 EV3. (사진제공=기아)

가장 눈에 띄는 차는 실구매가 3000만 원대로 출시된 기아 EV3다. 기아 EV3는 지난달 4002대 판매되며 기아 8월 전기차 판매량의 65.5%를 차지했다. EV3는 국산 전기차 최초로 월 판매 4000대 고지를 넘기며 현대차 아이오닉 5가 2022년 2월에 세운 월간 국산 전기차 최다 판매 기록(3995대)을 갈아치웠다. 7월 판매량(1975대)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달 고객 인도를 시작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판매 첫 달 1439대 판매로 현대차 전기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보조금을 포함한 실구매가 2000만 원대에 출시되며 현대차의 월간 전동화 최다 판매 기록을 견인했다.

현대차·기아는 보급형 전기차 출시 외에도 일부 전기차 모델의 저가형 신규 트림을 출시하거나 무상 점검을 진행하는 등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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