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만 가구’ 공급 폭탄은 불발탄?…한 달 새 강남 아파트값 1% 넘게 올랐다[8.8 대책 한 달, '요지부동' 시장①]

입력 2024-09-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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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치솟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43만 가구 물량을 쏟아붓겠다는 내용의 '8·8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1달이 지났지만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우상향 추세는 여전하고 대책 발표 전후 오름폭도 큰 차이가 없다. 눈앞에 놓인 공급 불안 우려에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불안감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급 대책으로 잡으려 했던 접근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9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7.36으로 전주보다 0.21% 상승하며 2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3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주에 0.2%씩 오르면 단순계산으로 1년에 10% 이상 오른다는 얘기가 된다.

서울 아파트값은 8·8 대책 발표 이후만 봐도 4주간 1.07% 올랐다. 대책 발표 후 강남지역(1.21%)이 강북지역(0.91%)보다 더 크게 오른 모습을 보였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동구는 2.21%로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서초구(2.08%)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송파구(1.81%), 강남구(1.5%), 광진구(1.42%), 마포구(1.38%), 용산구(1.27%) 순이다. 영등포구(1.13%)와 동작구(1.12%)도 1% 이상 올랐다.

거래량도 크게 꺾였다고 보기 힘든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972건인데 남은 신고기한을 고려하면 7000건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과 7월 거래량인 7534건, 8769건보다 적지만 평년 수준인 5000건 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통상 8월이 부동산 거래 비수기란 점을 고려하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상당히 많았던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8·8 대책이 수요자의 불안감 해소와 집값 진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의 단기적인 변화는 수요자들의 변심에서 시작되는데 공급 대책은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라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며 "최근 오름폭이 완화되고 있는 것은 대출 문턱이 높아진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면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은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 자금조달 부담이 커져 거래가 주춤해지고 가격 상승도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적어도 3년, 길면 10년 이상 있어야 살 수 있는 집으로 지금 집을 사고 싶은 수요를 잡을 수 없다"며 "대출 규제로 상승률이 다소 완만해지겠지만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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