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위기 맞은 인텔…칩ㆍ자율주행 등 사업부 쪼개서 판다

입력 2024-09-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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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프로그래밍 칩 사업부’에 눈독
마벨 테크놀로지도 잠재적 인수 후보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 지분도 매각
1.8나노 파운드리 기술도 난관 봉착해

실적 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주요 사업부를 쪼개서 매각한다.

8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보도를 종합해보면 실적 악화로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인텔이 주요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핵심 사업부 가운데 하나인 프로그래밍 가능 칩 부문(programmable chip unit)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프로그래밍 칩 사업부는 반도체 칩을 다양한 용도로 맞춤 제작하는 사업이다. 2015년 반도체 칩 생산업체 알테라를 인수하며 세운 사업부다. 본격적인 실적 하락이 예고된 작년 10월에는 “해당 사업부를 독립회사로 분리,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이 사업부의 IPO를 하는 대신 다른 반도체 기업에 완전히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로 퀄컴이 거론됐다. 로이터는 “퀄컴이 인텔 반도체 사업부의 지분 확보를 추진한다”라며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퀄컴과 함께 마벨 테크놀로지 역시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자율주행 시스템 업체 모빌아이(자회사) 지분도 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회사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은 모빌아이 보유지분 88%의 일부를 공개 또는 제삼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달 초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친 데다 3분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내비쳤다. 회사가 경영 악화 현황을 인정하자 주가는 20% 넘게 폭락하는 등 56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스마트폰에 인텔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스마트폰에 인텔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인텔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는 한편,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축소하는 등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독일 정부로부터 300억 유로(약 44조5000억 원)의 천문학적 보조금을 약속받아 마그데부르크에 공장을 짓기로 했던 유럽공장 건립도 무산될 위기다.

이제껏 인텔의 버팀목이었던 기술력 마저 휘청였다. 로이터는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8나노(18A) 공정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설계 회사인 브로드컴은 자체 칩 설계도를 보내 인텔의 최첨단 1.8나노 공정 등을 테스트했다. 그러나 인텔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뽑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브로드컴이 인텔의 수탁생산 능력을 검토한 결과 아직 이 회사의 1.8나노 제조 공정이 대량 생산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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