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입점 중소기업 40% 매출 감소…“알테무 공세 우려”

입력 2024-09-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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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주거래 대형마트 매출 규모 변화. (출처=중소기업중앙회)
▲전년 대비 주거래 대형마트 매출 규모 변화. (출처=중소기업중앙회)

#대형마트에 식품을 납품하는 A 사는 판촉행사를 하면서 판촉 비용을 떠안게 돼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람도 부족한데 종업원 파견을 요구하는 곳도 있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마트를 통한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대형마트를 통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24년 오프라인 대규모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대규모 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됐다. 대형마트 입점 거래 중소기업 400개, 백화점 입점 거래 중소기업 500개가 각 조사에 참여했다.

대형마트 입점 중소기업 중 전년 대비 주거래 대형마트를 통한 매출(2023년)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40%를 차지했다. 증가한 기업은 10.5%에 불과했다.

특히 이마트를 주거래 대형마트로 삼은 중소기업은 51%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는 기업은 9%에 그쳤다.

주거래 품목에 따라 가전가구·디지털 용품 거래 기업의 80%가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의류·잡화·화장품·미용품 거래 기업은 63.3%, 레저·문화·자동차 용품 거래 기업은 50%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출이 감소한 160개사를 대상으로 감소율을 파악한 결과 매출액이 평균 1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 이상 줄어든 기업은 58개사에 달했다. 온라인 위주의 유통 생태계 변화가 주거래 대형마트를 통한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80.6%)는 분석이 많았다.

매출 감소 기업들은 대형마트에서 매출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기존 거래 온라인 유통 거래량 증가(34.1%) △신규 온라인 유통 거래처 확보(33.3%) 등 온라인 유통과 관련한 대책을 실시 중이거나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기업도 25.6%로 높게 나타났다.

백화점에 입점한 기업 중 31.4%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입점한 백화점별로 ‘감소’ 응답은 롯데백화점이 41%로 가장 많았고 △갤러리아(33%) △현대(31%) △신세계(28%) △AK플라자(24%) 순으로 조사됐다.

주거래 백화점을 통한 매출액이 감소한 15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출액은 평균 1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 이상 감소한 기업은 33.1%로 가장 높았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 알리ㆍ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저가 공세 등으로 오프라인 대규모유통업체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입점 중소기업들의 우려도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입점 중소기업이 참여·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많이 나타나기를 바란다”며 “상생 시너지를 낼 수 있게 오프라인 유통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주거래 대형마트로부터 불공정거래·부당행위를 경험한 중소기업은 10곳(2.5%)으로 조사됐다. 판매촉진비용의 부당한 전가(30%)를 가장 많이 경험했고 △상품의 부당한 반품(20%) △판촉 및 세일 행사 참여 강요(20%) 둥이 뒤를 이었다.

이마트를 주거래 대형마트로 삼은 한 중소기업은 “온라인 시장이 커짐에 따라 이마트도 온라인 사업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거래하는 중소기업은 종업원 파견 요구에 난감해 했다. 물량 변경 요청도 바로 수용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홈플러스에 입점한 기업들은 단가, 수수료, 행사 비용 부담 등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 기업은 “판촉행사 때 상품권 비용 부담을 100% 업체 부담으로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백화점 입점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원했다. 롯데를 주거래 백화점으로 삼은 중소기업은 백화점 행사 시 부담되는 비용 최소화, 담당 소통 부서 통일ㆍ절차 간소화 등 개선 의견을 냈다.

현대와 거래하는 한 기업은 “반품 기간이 정해져 있음에도 무리하게 반품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해진 규칙에 따라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세계 입점 기업은 “장기계약이 안 되고 브랜드 인지도가 없으면 매출이 높아도 계약을 장기적으로 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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