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트뱅크 CEO “日 규제, 투자자 보호에 방점…레버리지 제한 등 과제도”

입력 2024-09-13 05:00 수정 2024-09-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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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화폐전쟁 가상자산 줄다리기

히로스에 노리유키 비트뱅크 CEO 인터뷰
“일본 규제로 FTX 사태에서 투자자 보호 가능”
“상장 정책ㆍ레버리지 제한ㆍ높은 세율은 규제 완화 필요”

▲히로스에 노리유키 비트뱅크 대표가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 타워 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도쿄=이시온 기자 zion0304@)
▲히로스에 노리유키 비트뱅크 대표가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 타워 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도쿄=이시온 기자 zion0304@)

“2022년 11월 FTX 거래소가 파산했을 때, 일본은 기존 규제로 FTX 재팬으로부터 투자자 자산을 보호할 수 있었다. 이는 일본 암호자산(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신뢰를 더욱 강화시켰다”

히로스에 노리유키 비트뱅크 대표는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더 프린스 파크 타워 호텔에서 암호자산 투자자 보호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밝혔다. 히로스에 대표는 금융과 기술 쪽에 몸을 담가왔다. 그는 노무라 증권에서 영업/기획/인사를 맡았고, 일본 인터넷그룹인 GMO에서 임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일본 암호자산 거래소 협회(JVCEA) 이사이며, 일본 암호자산 비즈니스 협회(JBCA) 회장을 맡고 있다.

비트뱅크는 2014년에 설립된 거래소로 일본 내 암호자산 거래량으로 따지면 세 번 째 거래소에 속한다. 일본 내 1위 거래소는 코인체크이며 그 뒤를 이어 비트플라이어가 차지하고 있다.

히로스에 대표는 “일본은 암호자산에 대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선도해왔으며, 일본금융청(JFSA)은 일본 규제를 자신 있게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일본 암호자산 거래소들은 지난 2019년 개정된 자금결제법에 따라 보관 자금을 신탁은행에 수탁해야 한다. FTX 재팬이 본사인 FTX 파산했을 때도 투자자들의 투자금과 예치금을 보호할 수 있던 이유다.

일본에 상륙한 지 1년이 지난 바이낸스도 일본 내 거래소와 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

히로스에 대표는 “과거 일본인들은 바이낸스 글로벌에 회원가입해 사용하다가 JFSA에서 경고를 받았다”며 “이에 바이낸스는 일본 법인을 따로 설립하고 일본 투자자들을 등록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히로스에 대표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 암호자산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보안”이라며 “2014년 마운트곡스, 2018년 코인체크, 올해에는 DMM 등 거래소 해킹이 발생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안전한 거래소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뱅크는 여태 해킹사건이 없다”며 “외부 보안 순위에서 비트뱅크가 1위를 기록했다”고 첨언했다.

다만, 히로스에 대표는 일본 규제가 투자자 자산 보호에 치중한 나머지 거래를 위축시키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획일화된 상장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히로스에 대표는 “2022년 3월 JVCEA가 그린리스트를 도입하면서 상장 자산 수가 크게 증가하며 상장 심사 절차에 변화가 있었다”면서도 “디파이 코인의 경우 상장이 불가능한 사례가 있었는데, 상장 불가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소 입장에서 충분하지 않은 설명은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상장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7월 1일 기준 일본 암호자산 거래소 협회(JVCEA)에 등록된 그린리스트 암호자산은 30여 개다. 그린리스트를 통해 협회 상장 심사를 생략하려면 △회원사 3개 이상에서 취급 △1개 회원사에서 거래된 지 6개월 경과한 경우 △협회가 별도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경우 △부적절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등의 모든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히로스에 대표는 한때 암호자산 세계 거래량 1위를 기록했던 일본이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법인과 기관 투자자의 거래가 허용되지만 레버리지 제한은 장벽으로 남아있다”고 “일본의 규제가 다른 국가들보다 엄격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레버리지 비율 완화 및 세제 개혁을 포함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기존에 암호자산 마진거래 레버리지를 최대 25배까지 지원했지만 2020년 이후 2배로 제한했다. 히로스에 대표는 “일본 거래량이 세계 최대를 기록했을 때 레버리지 비율은 25배였다”며 “규제 개선이 된다면 해외로 떠난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은 개인 투자자가 암호자산으로 거둔 소득에 최대 5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현재 가상자산 소득세 인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일본 국회는 2022년 암호자산 소득세 개정안을 상정하고 기존 소득세 최대 세율인 55%에서 20%로 경감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지난해 들어서는 일본 정부가 웹3.0 백서를 발간하고 개인 과세는 기존 세율 55%에서 20%로 낮추고 분리 과세 및 손실분을 공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했다. 일본 정부가 여러 범위에서 세율을 낮추는 시도를 하면서 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히로스에 대표는 일본 주식 시장에 도입된 소액투자비과세제도(신NISA)에 대해 설명하며, “암호자산 업계에도 이 같은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는 “일본 주식시장은 올해부터 신NISA로 비과세 기간이 무기한화되어, 주식 투자를 처음으로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며 “NISA를 통해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크립토 쪽으로도 흘러들어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시통역 강세경)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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