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측량정보 수년간 무단 유출한 LX 직원들 파면‧고발

입력 2024-09-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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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 팀장 등 2명, 외부업체에 자료 388건 전달
내부 파일 변환하고 암호화 해제…퇴임 후 사무실 무단침임도
“친한 후배, 대가 없었다” 해명…관리‧감독 책임 지사장도 징계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직원들이 측량정보가 담긴 파일을 외부로 무단 유출하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최대 10년 동안 외부업체에 자료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LX 감사실은 최근 특정감사를 벌여 경영상 비밀에 해당하는 측량파일을 외부로 무단 유출한 팀장 A 씨를 지난달 31일 파면했다. 파면은 가장 높은 수위의 중징계다.

아울러 수석팀장이었던 B 씨와 해당 파일을 건네받은 측량‧건설업체 3곳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 씨도 같은 혐의로 고발당했다.

‘지적(地籍)측량’은 각 필지의 경계 또는 좌표와 면적을 정하는 것으로, 땅의 가치 기준을 제시하는 기본 정보다. LX의 핵심 사업으로 전체 매출의 90%가량이 측량사업에서 나온다.

감사 결과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공사 내부 측량업무시스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파일을 변환한 뒤, 암호화를 해제해 외부업체에 이메일로 전달했다.

A 씨는 측량신청 이력이 없는 필지는 주변필지 자료 조사까지 진행해 측량파일을 전송했다. A 씨가 유출한 자료는 총 143건이었고, 건설업체(112건)와 토목설계사무소(31건) 등 2곳은 해당 정보를 지적측량에 활용했다.

B 씨도 같은 방법으로 총 245건의 측량정보를 외부 측량업체에 전달했다. 올해 6월 퇴직한 B 씨는 사내 은퇴 지원 프로그램인 미래설계 교육 대상자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지만, 유출 목적으로 108회나 출근했다.

또 퇴직한 이후인 올해 7월 공사 휴무일에도 한 차례 사무실에 무단 침입해 측량파일 6건을 유출했다. 이들이 유출한 공사 내부 파일만 총 388건에 달했다.

특히 A 씨는 2년 이상, B 씨는 10년간 측량파일을 외부업체에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실은 이미 상당한 측량정보가 유출된 만큼, 공사가 정당한 지적측량 수수료를 벌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사의 미래 수익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이들은 감사 과정에서 자료를 유출한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했다. 이어 외부업체 대표가 오랜 기간 친한 후배였다는 점, 원활한 업무수행이 목적이었다는 점, 자료 유출로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다는 점 등을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실은 대가 없이 원활한 업무수행만을 위해 측량파일을 제공했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 씨도 미래설계 교육 등 최대한 예우를 했음에도 장기간 정보 유출로 공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무를 총괄하는 지사장에게도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측량파일 암호화 해제 권한 통제와 모니터링 등 무단 유출을 막기 위한 보안 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공사 관계자는 “(파일 유출로 인한) 손해액 산정은 검토 중이다”라며 “변제 가능성과 민사소송 여부 등을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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