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 속 숨은 효자 ‘쇠똥구리’…연간 수천만 달러 경제효과

입력 2024-09-21 1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쇠똥구리, 하루 평균 10.7g 배설물 처리
곰팡이ㆍ기생충 억제해 수질 개선 효과도

▲쇠똥구리가 똥을 굴리고 있다. 캔버라/신화뉴시스
▲쇠똥구리가 똥을 굴리고 있다. 캔버라/신화뉴시스

3cm 남짓의 작은 생물이 전 세계 목장에서 막대한 경제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땅 위의 작은 환경 지킴이, ‘쇠똥구리’가 그 주역이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소의 배설물 처리부터 환경 보호, 수질 개선까지 해내는 쇠똥구리의 경제적 가치가 부상하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목장주들에게 쇠똥구리가 주는 혜택이 연간 수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쇠똥구리의 독특한 배설물 처리 방법

쇠똥구리의 배설물 처리 방법은 다른 곤충과 다르다. 다른 곤충들은 배설물 밑으로 파고 들어가 배설물을 수집하거나, 배설물에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서식한다. 그 과정에서 배설물이 쌓여 유해균이 번식하고 토양의 영양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 하지만 쇠똥구리는 소의 배설물을 공 모양으로 굴려 땅속에 묻는다. 이로 인해 땅속에서 배설물 에너지원이 흡수되면서 토양이 비옥해는 효과가 발생한다.

최근 미국 베순-쿡만 대학교의 로이신 스탠브룩 생태학자는 정확한 수치로 쇠똥구리의 효과를 입증했다. 플로리다 중남부에 있는 두 목장과 한 주립공원에서 가축 배설물을 연구한 결과, 쇠똥구리가 있을 땐 하루 평균 10.7g(그램)의 배설물이 사라졌다. 반면 쇠똥구리가 없을 땐 하루 3.7g에 그쳤다.

배설물 처리 효과로 플로리다서만 연간 100만 달러 추가 수익

쇠똥구리의 ‘배설물 처리’는 농장에 막대한 효과를 가져온다. 소는 자신의 배설물을 내보낸 면적의 최대 6배 넓은 영역에서 생활하지 않는다. 악취도 원인 중 하나지만, 배설물이 풀을 빠르게 성숙시켜 영양소와 맛을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방목지의 넓은 부분이 사용되지 않게 돼 소가 비만에 걸리는 등 축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스탠브룩 박사는 이러한 점을 짚으며, 모든 목장에 쇠똥구리가 있다면 미국 플로리다주 전체 수입이 연간 100만 달러(약 13억 3200만 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생충ㆍ병원성 곰팡이 억제 효과까지

쇠똥구리의 역할은 단순히 '똥 처리반'으로 끝나지 않는다. 쇠똥구리는 소 개체의 기생충 확산을 막고 배설물이 하천에 유입되는 것을 막아 수질 개선 효과까지 보여준다. 세계 각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쇠똥구리가 목장주에게 주는 혜택은 수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무엇보다 쇠똥구리는 곰팡이 억제에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쇠똥구리는 배설물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자신의 배설물과 타액을 섞어 손질한다. 멕시코 살라파의 한 생태학 연구소 마리오 파빌라 조사에 따르면 이 과정을 통해 농업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9가지 병원성 곰팡이 중 7종이 억제됐다. 병원성 곰팡이가 기존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쇠똥구리의 효과는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이라고 이코노미스트가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4,302,000
    • +1.31%
    • 이더리움
    • 4,558,000
    • +4.69%
    • 비트코인 캐시
    • 665,000
    • +5.47%
    • 리플
    • 1,546
    • -1.47%
    • 솔라나
    • 343,900
    • +3.46%
    • 에이다
    • 1,087
    • -6.93%
    • 이오스
    • 895
    • -1.1%
    • 트론
    • 277
    • +0%
    • 스텔라루멘
    • 331
    • -7.5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900
    • -4.28%
    • 체인링크
    • 20,620
    • -1.39%
    • 샌드박스
    • 474
    • -1.0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