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Law] LH-시행사 간 주택용지 소송, 어떻게 봐야 할까

입력 2024-09-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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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행사 간 공동주택용지 계약을 놓고 위약금 반환 등 각종 소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개발 사업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인데요. 이와 관련해 법적 쟁점은 무엇인지 서재민 변호사(법무법인 LKB & Partners)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동주택 용지, 준주거 용지를 분양받은 뒤 계약을 해지하는 시행사나 건설사가 늘고 있다. LH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급 계약이 해지된 공동주택 용지는 총 17개 필지에 이른다. 금액만 약 1조 9000억 원이다.

주된 이유로는 지난해 말 강원도 레고랜드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유동화 증권 부실 사태가 꼽힌다. 이밖에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하자 계약금을 잃더라도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건설사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LH가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 설치와 관련해 공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땅장사로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LH는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기업으로, 공동주택 용지 등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상대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 또는 조건을 정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민간 시행사 등에게 기반시설 설치 미흡으로 발생한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대표적인 사례로 LH가 택지 개발을 1년 넘게 지연해놓고 토지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지연손해금’을 내라고 요구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억6500만 원 상당의 과징금을 물었던 사례가 있다.

당시 공정위는 “LH가 매매대금 조기 회수에만 급급해 관련 계약 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했다”며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도 않고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토지 매수인들에게 불이익을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LH는 이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토지사용 가능 시기가 토지공급 공고 때와 다르게 택지 개발이 지연되었음에도 일방적으로 수분양자에게 감수하도록 한 사례가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인정된 것이다.

또 학교용지법에 따르면 LH 등 공공개발 사업시행자는 학교용지를 확보해 시도교육청에 이를 무상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민간에게 전가한 사례도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

서재민 변호사(법무법인 LKB & Partners)는 “LH는 공공기관으로서 단순히 택지공급이라는 측면에만 집중하기보다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교시설 부족 등 기반시설 설치에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움]

서 변호사는 법무법인 LKB & Partners의 부동산개발팀‧공정거래팀 소속 파트너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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