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 마주한 한은 금통위 결정 이목…가계부채 진정 ‘관건’

입력 2024-09-19 15:13 수정 2024-09-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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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정책금리 0.5%p 인하…한미 금리 역전차 폭 2.0→1.50%p 축소
한은 금통위, 다음달 11일 예정…피봇 결정 여부 주목
금융안정 뇌관 가계부채 주목…7·8월 증폭 이후 이달 들어 감소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8.22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08.22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미국이 ‘빅컷(0.5%p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피봇(전환)’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안정의 뇌관인 가계부채 진정이 금리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달 11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올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0월, 11월 두 번 남았다. 다음달 금통위 때 기준금리(현재 3.50%)를 동결하면, 올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만 남는다. 이번에 미국이 정책금리를 0.5%포인트 내리면서 한-미 금리 역전차는 기존 2.0%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축소됐다.

금통위의 금리 인하 여부는 가계부채 추이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통화정책 목표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두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물가안정 과제는 달성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0%를 기록했다. 정점(peak)에 도달했던 2022년 7월(6.3%) 이후 2년 1개월 만에 물가안정 목표치까지 떨어진 것이다.

한은의 피봇 결정의 관건은 금융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가계부채다. 가계부채와 주담대는 7·8월에 각각 14조7000억 원, 13조8000억 원 증가했다. 두 달 사이에 폭증한 가계부채 증가액은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가계부채 증가액(16조9000억 원)의 약 87%에 달한다. 8월 주담대 증가액(8조2000억 원)은 2004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이하 통신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 동결 배경이 4·5월에 물가에서 7·8월에 가계부채로 전환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가계부채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봇을 강행하면 부채 증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통신보고서 설명회에서 “일부에서 실기론을 얘기하고 있는데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그런(가계부채 증가 예상, 금리 인하 시 과열 우려, 정책 효과 확인 등)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깊이 고민을 해서 (결정)했다”면서 “저희 입장에서는 그 당시(8월) 금리 결정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빅컷을 하면서 10월에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조금 더 커졌다”며 “다만 금리 조정의 가장 큰 변수는 가계부채와 집값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거나 또는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걸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부동산 가계부채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한미 금리 역전차를 크게 봤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에 연준이 0.25%포인트를 내렸으면 한은도 10월 금통위 때 어떻게 갈 지 고민했을텐데 (미국이) 0.5%포인트 내렸으니깐 금리 격차가 축소된 점을 주목하면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에서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통화정책과의 탈동조화를 이번 한 번의 피봇으로 단정지으면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승헌 숭실대 교수는 “파월 연준 의장이 앞으로 통화정책을 ‘매 회의마다(meeting by meeting)’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아직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속도와 폭은 계속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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