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민] 더 나은 지구를 위한 4R

입력 2024-09-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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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한국은 생활 폐기물 처리가 엄격하기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나라다. 아파트 재활용품 분리수거 날이 되면 플라스틱 병, 비닐포장지조차도 색깔별로 따로 모으고 골판지에 붙은 테이프도 다 제거해야 관리실 직원이 받아준다. 동대표, 부녀회장도 나와서 “그렇게 버리시면 안 돼요”라며 감시 아닌 감시를 했기에 그들의 눈치까지 봐가며 재활용품 분리배출에 ‘진심’이다.

쓰레기 처리장엔 CCTV까지 있어서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그냥 버리면 폐기물 수거 스티커를 붙여서 내놓으라고 공동현관 출입구에 ‘수배전단’처럼 경고문이 붙기도 했다.

그렇게 강력한 폐기물 분리배출이 몸에 배다 보니 포르투갈 이민생활 초기에 좀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는 어떻게 버려야하나? 난감했던 것.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는 커다란 통은 입구가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으로 구분돼 있고 통 정면에 버릴 수 있는 품목 픽토그램이 있어 대충 알겠는데 음식물 쓰레기는 따로 수거하는 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어물어 알아보니 일반 생활쓰레기 봉투에 모두 버리는 거란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을 버리는 통에 음료캔 같은 금속류를 함께 넣는다는 것도 생소했다.

포르투갈의 1인당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은 1.4kg, 연간 500kg 정도다. 2022년 재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수거된 폐기물의 77%는 일반 쓰레기이고, 재활용 쓰레기는 2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포르투갈 환경청은 재활용 쓰레기 수집이 개선되고 있지만 “일반 쓰레기 비율이 여전히 높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50년 순환경제 달성을 위해 내년까지 생활 폐기물의 재사용 및 재활용률을 55%까지 끌어올리고 모든 포장 폐기물(종이, 유리, 알루미늄, 플라스틱, 목재)의 65%를 재활용해야 한다고 회원국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또 재활용 목표 외에도 EU 매립지 지침에 따라 2035년까지 매립되는 도시 폐기물의 양을 발생량의 10%로 줄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27개 EU 회원국 중에서 도시 폐기물과 전체 포장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덴마크,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등 9개국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시민들의 참여로 포르투갈에서 올해 1분기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 포장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다는 것이다. 더 나은 지구를 위한 4R이 있다. Reduce(절감),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Recover(회수)가 바로 그 것인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조금씩 실천해 볼 필요가 있겠다.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우리 모두 기진맥진했던 경험이 있지 않던가.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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