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7억 달러' 오타니, 50-50 달성으로 첫해부터 '돈값' 증명

입력 2024-09-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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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방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작성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방문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작성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다저스 입단 첫해부터 메이저리그(MLB) 최초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9회 초까지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포함해 6타수 6안타 10타점 4득점의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작성했다. 1876년 2월 2일 내셔널리그(NL)가 창설된 이후 148년 동안 50-50을 달성한 선수는 오타니 단 한 명이다.

2013년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즈에서 데뷔한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로 크게 각광받았다. 체력 소모가 큰 탓에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지만, 2015년 NPB 퍼시픽 리그 다승·방어율·승률 1위에 오른 데 이어 2016년에는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 일본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며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2018년 4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알라 메다 콜로세움경기장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가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4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알라 메다 콜로세움경기장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오타니 쇼헤이가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을 앞두고 MLB 도전을 선언했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당초 MLB에서 투타 겸업이 성공할지 여러 전문가의 의견이 갈리며 오타니의 성공에 대한 의심이 많았지만, 첫해부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따내며 당당히 자신을 입증했다. 서서히 MLB 적응을 마친 오타니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리그를 폭격하기 시작했다. 2021년 선발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46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단순히 낭만으로 취급하던 투타 겸업을 모두 올스타급 성적으로 달성했다. 이에 만장일치로 AL MVP에 선정되는 경사를 누렸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제대로 시동이 걸린 오타니는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2022년에는 타자로 34홈런 90타점,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탈삼진 219개를 기록하며 투수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23년에는 일본 국가대표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결승전에서 미국을 상대로 9회 말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고 세이브에 성공하는 모습은 전 세계 야구팬들을 전율하게 만들었다. 이 시즌 리그에서도 홈런왕(44개)에 오르며 또다시 AL MVP를 수상했고,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 선수로 등극했다.

▲오타니 쇼헤이의 LA 다저스 입단식 모습 (AP/뉴시스)
▲오타니 쇼헤이의 LA 다저스 입단식 모습 (AP/뉴시스)

모든 걸 이뤘지만 오타니에겐 단 한 가지가 없었는데, 바로 MLB 우승이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뛰는 6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2023년 이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오타니는 에인절스를 떠나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찾았고, 같은 연고지의 다저스를 새로운 소속팀으로 선택했다. 이때 오타니가 다저스와 체결한 10년 7억 달러(약 9310억 원) 계약은 MLB 기록은 물론이고, 북미 프로 스포츠 통산 최고 금액마저 경신한 금액이었다. 종전 MLB 기록은 트라웃의 12년 4억2650만 달러(약 5670억 원), 북미 기록은 미국프로풋볼(NFL) 패트릭 마홈스의 10년 4억5000만 달러(약 5982억 원)다.

사상 최대 규모인 오타니의 계약은 특이한 구조로도 주목받았다. 오타니는 계약금 일부를 계약 기간 이후에 받는 '디퍼' 조항을 삽입했는데, 디퍼 금액이 무려 7억 달러 중 6억8000만 달러(약 9042억 원)인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했을 때 10년 후의 6억8000만 달러는 지금보다 가치가 낮을 가능성이 크지만, 오타니는 다저스에게 사치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디퍼를 먼저 제시했다고 전해졌다. 오타니가 얼마나 우승에 간절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마어마한 계약 규모로 매 시즌 MVP급 활약을 펼쳐야 본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지난 시즌 종료 직전 받은 수술의 여파로 올 시즌은 타자만 소화해 첫 시즌부터 전인미답의 50-50을 달성하며 의심을 잠재웠다. 이 밖에도 다저스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아시아 선수 MLB 최다 홈런, 일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타점 등 셀 수 없이 많은 기록을 경신하며 NL MVP 트로피에 이미 자신의 이름을 거의 새겨놨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으며 오타니는 생애 첫 MLB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 종료 후 오타니는 "최고의 팀에 와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기쁘다"며 간단하게 소감을 밝혔다. 과연 오타니가 계약 첫해부터 다저스를 MLB 월드시리즈 정상까지 이끌 수 있을지 야구팬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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