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의 말하기 문화, 사회적 유산일까 문제일까②[Z탐사대]

입력 2024-09-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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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서 궁금한 것들, 해보고 싶은데 귀찮은 것들, 그리고 '왜 저게 화제가 되는거지?'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Z세대 기자들이 직접 해보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혹시 Z세대 기자들이 해봤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언제든 이메일로 제보해 주세요. 늘 환영입니다.

“일종의 문화” VS “남 깎아내리고 소통 안 돼”

언어는 한 세대의 문화 그 자체다. 시대마다 다르게 변형돼 사용되는 언어는 그 특성을 반영하거나 풍자의 의미를 담기도 한다. 유행·신조어가 생산적이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또 다른 유행’을 낳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하고 부지런한 생활 습관을 권장하고 스스로 행동하게 하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갓생’(God+인생·모범적으로 열심히 사는 삶) 등은 꾸준히 사용되며 수많은 이들에게 어떤 일을 시작할 동기를 주기도 한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신태현 기자 holjjak@)

여기에 더해 ‘힙함’과 멋스러움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는 최근 책 읽는 행위 자체에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를 붙인다. 과거에 비해 책과 글을 읽는 사람이 현저히 줄어든 지금, 이러한 말은 독서 유행을 선도하는 긍정적인 매개체로 작용한다.

하지만 세대 갈등을 부추기거나 소통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에는 신조어가 각종 방송에 사용되는 것도 흔해져 남녀노소 보는 TV 프로그램에 설명 한 줄 없이 생소한 말이 쓰이는 불친절한 자막이 늘어났다. 광고는 물론이고 지상파 프로그램 역시 예외 없이 Z세대다운(?) 행보를 보인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라는 뜻의 줄임말 '아묻따'가 설명없이 자막으로 사용된 모습 (출처=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356회 캡처)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라는 뜻의 줄임말 '아묻따'가 설명없이 자막으로 사용된 모습 (출처=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356회 캡처)

실제 지난달 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의 ‘지상파 평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 MBC ‘라디오스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방송 한 회분씩을 분석한 결과 1090건의 부적절한 방송 언어 사용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여기에서는 ‘살크업’(‘살’과 근육을 키운다는 뜻의 ‘벌크업’ 합성어), ‘즙 짜낸다’(눈물을 흘린다) 등 시청자가 단번에 알기 어려운 자막 표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세대 간 갈등 이전에 같은 세대 안에서도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2020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만 69세 이하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3.1%(2155명)가 유행어나 신조어를 잘 알지 못해 불편함을 겪었다고 답했다.

비하와 조롱, 편견을 담은 말 역시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예시로 ‘○린이’(초보자를 어린이에 비유한 말), ‘○○충’(특정 단어에 벌레 충(蟲)을 붙여 경멸을 나타냄)이 있다. ‘맘충’(엄마(mom)+충), ‘진지충’(진지하다+충), ‘헬린이’(헬스+어린이), ‘요린이’(요리+어린이) 등으로 매우 흔하게 사용된다.

(출처=국제아동인권센터 페이스북)
(출처=국제아동인권센터 페이스북)

지속되는 이런 신조어 사용으로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어린이’에서 파생된 ‘○린이’라는 표현이 아동 비하에 해당한다고 판단, ‘아동이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종대왕이 슬퍼할’ 요즘 언어들?

매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며 언어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조어와 밈, 외래어 등으로 복잡하고 넓은 범위로 언어 사용 범위가 확대되며 ‘세종대왕이 알면 슬퍼하신다’는 농담이 흔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실상에는 언어가 우리의 사고와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결정한다는 ‘언어결정론’이 따라온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류학자 에드워드 사피어와 언어학 전공학자인 벤자민 워프가 최초로 주장해 ‘사피어-워프 가설’이라 불리는 이 언어학적 연구는, 언어란 사람 사이 의사소통을 위한 단순한 행위 그 이상이라고 봤다.

유행하는 말 중에는 사용자들조차 그 유래를 잘 알지 못하거나 출처가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즐거움을 공유하거나 더 편하게 말하는 것도 좋지만, 언어의 유래와 그 뜻을 명확히 알고 바르게 사용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시대다.

Z세대 신조어·밈 퀴즈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1. '잼얘'의 뜻은?

2.'추구미'란?

① 내가 원하는 나의 이미지

②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③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3. '느좋'의 뜻은?

4. '스불재'란 '스스로 불에 들어간 재물'을 뜻한다

O/X

5. 'SBN'의 뜻은?

6. '이것뭐예요?'는 트레저 하루토가 위버스 라이브를 진행하던 중 한 말로 유행이 시작됐다.

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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