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감 고조…분당 아파트값 이미 고공행진[막오른 1기 신도시 재건축②]

입력 2024-09-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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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이 본격화한 가운데 관련 지역의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특히 선도지구 물량이 최대 1만2000가구로 가장 많고 수익성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 분당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정부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계획 발표 직후(4월 29일)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까지 4.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상승률(2.03%)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서울 전체(3.8%)는 물론이고 강남지역(4.19%) 오름폭도 웃도는 수치다. 서울에서 분당구보다 상승률이 높은 곳은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뿐이다.

분당구는 4월 다섯째 주 소폭 하락한 이후 최근까지 20주가량 줄곧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수억 원씩 오른 상승거래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 전용면적 198.45㎡는 지난달 직전 신고가 22억8000만 원보다 4억5000만 원 오른 27억3000만 원에 팔렸다. '양지마을 청구' 전용 134.8㎡는 올해 3~4월 각각 17억3000만 원, 19억4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22억7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2월 18억5000만 원에 매매된 수내동 '파크타운' 전용 186.09㎡는 지난달 21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서현동 '시범우성' 전용 84.88㎡는 지난해 11억5000만 원에 팔렸는데 올해 13억~14억 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같은 단지 84.6㎡는 연초 14억 원 미만에서 매매됐는데 지난달 15억7500만 원까지 오른 거래가 나왔다.

평촌도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평촌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정 계획 발표 후 수도권 평균보다 높은 2.8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평촌동 '꿈마을 우성' 전용 158.22㎡는 지난달 14억7000만 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3월 13억3000만 원에서 반년 새 1억4000만 원 오른 것이다.

호계동 '목련경남' 전용 164.4㎡도 지난달 14억95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11억8000만~12억8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 원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하지만 일산과 중동, 산본 등 다른 지역은 재건축 기대감이 크게 반영되지 않는 모습으로, 1기 신도시 내에서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는 선도지구 지정계획이 나온 뒤 0.38% 하락했고 일산동구는 보합을 나타냈다. 중동신도시가 속한 부천시 원미구와 산본신도시가 있는 경기도 군포시는 각각 1.58%, 0.87% 오르는 데 그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당은 사업성이 가장 나은 것으로 평가되는 데다 인근에 주상복합 등 비싼 주택들이 자리하고 있어 재건축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강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그렇지 않다"며 "재건축이 된 뒤에 주변에서 시세를 이끌어줄 만한 단지가 보이지 않다 보니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도지구 지정 이후 재건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지역별 흐름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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