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여성 중간관리자 3년 새 2배…“2030 목표 달성 순항”[유통업 지속가능 보고서②]

입력 2025-03-0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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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명칭을 변경하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명칭을 변경하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최근 신세계백화점 내 젊은 여성 관리자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결혼과 육아 등 이슈가 퇴직으로 이어져 여성 임직원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중간관리자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여성 과장 비중도 예년 대비 상승했다. 과거 여성 직원들의 전유물이었던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는 남성 직원들도 서서히 늘어나는 등 다양화와 성평등 정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 여성 중간 관리자 3년 새 2배…'육아휴직' 남성 직원들 증가

9일 신세계백화점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2023년)에 따르면 2020년 당시 59명에 불과하던 여성 중간 관리자 수는 지난해 기준 9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성별 비중으로는 남성 관리자(77%) 대비 23%에 불과하지만 과거 출산, 육아 등에 따른 퇴직 등으로 관리자 후보군 범주가 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2030년까지 여성 중간관리자 비중을 25%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연차인 과장급에서는 여성 수가 남성 비중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과장급의 60% 상당인 323명이 여성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남성 과장급 직원 비중은 215명으로 집계됐다. 신세계 총 임직원(작년 말 기준 3121명) 중 여성 직원 수는 2138명으로, 전 직원 3명 중 2명은 여성 직원이다.

최근에는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직접 육아휴직에 나서거나 출산휴가를 받는 남성 직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세계 공시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한 뒤 지난해 복귀한 신세계 남성직원 수는 총 8명으로 집계됐다. 수치 자체로는 미미한 수준이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육아휴직 사용 후 복귀한 남직원 수가 단 4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큰 폭 증가한 것이다.

배우자의 출산을 함께 하기 위해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남성직원들도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2020년 1년 동안 출산휴가를 사내에 제출하고 사용한 남성들은 9명에 불과했으나 2021년 11명, 2022년 28명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전년도와 비슷한 26명이 출산휴가제도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신세계 경영진 33명 중 여성 임원은 지난해 기준 5명에 그친다. 2020년 28명 중 2명에 불과했던 여성 경영진은 2022년 7명(총 경영진 수 40명)까지 확대되는 듯 했으나 전년도 전체 경영진 규모 축소 여파로 동반 감소했다. 신세계 이사회 구성원 총 7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중 여성이사(최난설헌 연세대 교수) 역시 단 한 명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여전히 육아휴직 등을 쉽사리 사용하지 못하는 남성직원들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세계 측은 "일과 삶의 균형을 존중하고 지속가능한 업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 출산휴직 및 출산전ㆍ후 휴가, 난임휴직 등 제도를 시행 중"이라며 "특히 배우자 출산휴가에 대해서도 다태아 출산 시 유급휴가를 기존 10일에서 14일로 확대 지급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속가능상품 ↑ㆍ 온실가스 ↓…"4C 통해 건강한 거버넌스 확립"

신세계는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 구현하기 위해 2022년부터 '4C'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4C 전략은 △순환 유통체계 도입(Circular Retail) △기후변화 대응(Carbon-Free Retail) △직원 관리(Care for Employee) △ 지역사회와의 상생(Co-Prosperity with Community)으로 구성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우선으로 제시된 순환유통체계 도입은 소매기업인 신세계가 판매하는 상품의 생애 주기를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생산부터 판매, 소비, 재활용까지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개념이다. 일례로 신세계가 지난해 판매한 친환경 명절 패키지 비율은 전 상품의 85%에 이른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유통 인프라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녹색 매장 수를 지난해 기준 12곳으로 확대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가 발표한 2023년 에너지 절감 투자액은 약 9억 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187억 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 미래세대 지원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는 향후 2030년까지 지속가능 브랜드 상품 입점 비중을 15%까지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구현을 위해 ESG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ㆍ육성하고 ESG 관련 자체 브랜드 런칭과 입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저감하고 상품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2050년까지 업무ㆍ배송용 차량 전체를 친환경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230억 원 상당을 들여 중소기업 양극화 해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진 아트페어와 공모전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성장에도 선순환 구축에 나선다.

신세계는 ESG정책에 주력하는 배경에 대해 리테일 기업으로서 '브랜드 가치'가 곧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객들에게 신세계만의 독특한 매력을 전달하고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측면에서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는 "향후 소비행태의 변화와 업태 간 경쟁심화로 유통업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고객 중심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다 넓은 범위의 이해관계자과 소통하면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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