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화재로 32명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시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책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안병수 2차장검사)은 24일 박순관 아리셀 대표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아리셀 상무 등 관계자 6명과 법인 4곳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박 대표 등은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인을 점거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확보 의무 위반으로 화재 사고를 유발해 23명을 숨지게 하고 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2021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무허가 파견업체 메이셀 등으로부터 전지 제조공정에 근로자 320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아리셀이 모회사 출자 등으로 자금 지원을 받고도 매년 적자가 발생하자 매출 증대를 위해 기술력 없이 노동력만을 투입해 무리한 생산을 감행했다고 보고 있다.
안전‧보건 예산은 최소한으로 편성‧집행하고, 담당부서 인력을 감축했으며 전지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 안전보건관리자를 임명하는 등 예고된 인재였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또 대피경로에 가벽을 설치해 구조를 변경하거나 생산량 증가를 위해 전지 발열 검사를 생략하고 전지를 소분하지 않은 채 적재해 대규모 인명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했다.
이 밖에 박 본부장은 국방부 납품용 전지의 불량을 숨기기 위해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 검사에 제출한 수검용 전지를 바꿔치기하고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의 사고 징후에도 위험을 방지하고 안전관리체계를 갖추지 않은 극도의 안전불감증, 불법파견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와 인명경시 행태 등이 중첩적으로 작용한 결과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팀 검사들이 공판팀을 구성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면밀하게 공소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는 6월24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소재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했다. 사망자 23명 중 대다수는 외국 국적으로 중국인이 17명, 라오스인 1명, 한국인이 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