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與총선백서...한동훈 “관여하고 있지 않다”

입력 2024-09-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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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10·16 재보궐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난 총선 여당의 참패 요인을 분석한 ‘총선백서’ 발간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백서 발간을 위해선 최고위원회 의결 절차가 필요하지만 지도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언급을 삼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백서 발간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그건 제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당 총선백서 TF(태스크포스)는 검토를 거쳐 지난달 22일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백서 최종본을 제출했다. 통상 총선백서는 최고위에 안건으로 상정된 뒤 최고위원 간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의결을 거쳐 발간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보통 백서를 지도부 측에 제출하면 일주일 안에 최고위가 열리고, 특위 위원장(조정훈 의원)에게 보고를 해달란 요청이 온다”며 “그런데 서 총장에게 최종본을 제출한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전했다.

‘제가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그럼 (발간을) 누가 하냐”며 “총선백서 발간을 위해선 인쇄비 등 비용이 든다. 당비로 집행을 해야 하니 최고위에서 하는 게 맞다”고 반응했다.

현재까지 최고위 회의에 총선백서 검토가 공식 안건으로 올라온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최고위원은 본지에 “사전 회의 때 잠깐 얘기가 나온 적은 있지만, 최고위 회의 때 구체적인 얘기는 안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서도 백서지만 지금 여야의정 협의체 등 현안이 많다 보니 중요 사항부터 먼저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 300여 페이지 분량의 총선백서는 △당정 관계 △공천 △여의도연구원 △조직홍보 △전략 △공약 △현안 평가 등 7가지 파트로 나뉘어 기술된 것으로 전해진다. 총선백서는 당초 ‘공천’ 평가가 맨 앞 순서였으나, 한 대표의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따라 ‘당정 관계 평가’가 첫 순서로 기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서에는 여당 총선을 총괄한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이 높은 비중으로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과 ‘독대 요청 보도’ 등을 놓고 당정 잡음이 일고 있는 상황에 한 대표에게 총선백서의 존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듯 한 대표는 올해 7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직후에도 총선 백서 발간에 대해 “특정한 사람이 총선을 규정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을 향한 책임론을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또 “총선 평가는 여러분이 했고, 이번 당 대표 선거를 통해 민심과 당심을 확인한 게 아니냐”며 “당을 위해 도움이 되는 총선백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백서 발간이 차일피일 늦춰지면서 당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선백서 TF에 참여했던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구을 당협위원장은 12일 “총선백서가 왜 최고위원 회의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않는 거냐”라며 “뚜껑을 덮어둔다고 쌓여 있는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간이 없다. 보궐선거가 코앞이다. 이미 참패한 방식을 답습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당장 총선백서를 공개하라. (그게) 이기는 정당을 만드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여당은 내달 16일 서울시교육감과 부산 금정구청장, 전남 영광군수 등을 뽑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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