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펌프에 ‘무허가 앱’이라니…“오작동 아무도 책임 안 져”

입력 2024-09-30 16:2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내 허가 의료기기, CGM 연동에 정체불명 앱 사용…환자 생명 위협”

▲지투이(G2E)의 인슐린펌프 ‘디아콘G8(DIACONN G8)’과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CGM). (각사 홈페이지)
▲지투이(G2E)의 인슐린펌프 ‘디아콘G8(DIACONN G8)’과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CGM). (각사 홈페이지)

국내에서 쓰이는 인슐린펌프 가운데 안전성 검증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하는 제품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당뇨병환우와함께하는시민연대(시민연대)는 국내 업체인 지투이(G2E)사의 인슐린펌프 ‘디아콘G8(DIACONN G8)’이 미검증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하고 있어 오작동으로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책을 촉구했다.

인슐린펌프는 당뇨병환자의 몸에 부착해 체내에 인슐린을 주입하는 의료기기다. 환자의 혈당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인슐린펌프를 앱으로 연동하면, 혈당 수치에 따라 필요할 때 인슐린이 주입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문제는 디아콘G8이 검증되지 않은 앱을 활용해 CGM과 연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DIACONN G8은 Xdrip+, Shuggah, Spike, Glimp, Tomato, LinkBluCon 등 6종의 앱을 통해 덱스콤 및 리브레의 CGM과 연결한다. 덱스콤과 리브레는 모두 자사 제품용 공식 앱을 배포하고 있으며, 디아콘G8이 활용하는 6종의 앱은 덱스콤, 리브레와 공식적인 제휴를 맺은 바 없다.

이준형 시민연대 사무국장은 “6종의 앱은 사이버보안 및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데이터로 이 데이터를 식약처에서 허가한 디아콘G8의 앱으로 사용하는 것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라며 “이들 앱은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누구나 다운로드를 할 수 있어 환자의 생명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해도 누구에게 어떤 책임도 묻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디아콘G8이 활용하는 앱 중 Xdrip+는 홈페이지를 통해 ‘앱 사용에 따르는 위험은 사용자 본인의 책임이며, 의료결정을 위해 사용하지 말라’라거나 ‘어떤 종류의 보증이나 공식적인 지원도 보장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CGM 제조 기업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들과 제휴나 보증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앱이 오작동해 환자가 피해를 입어도, 앱 공급사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사무국장은 “이런 앱은 사이버보안에 취약해 해커의 공격이 있거나, CGM제조 기업에서 데이터 통신을 변경하면 디아콘G8의 저혈당 방지기능은 갑자기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라며 “기능의 오작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당뇨병 환자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투이는 덱스콤 및 리브레와 호환을 표방하며 제품을 출시했으면서도 실제로 파트너십이나 정식 계약을 맺지 않았다”라며 “이는 엄연한 불법이므로 디아콘G8의 의료기기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식약처는 의료기기 기업들이 앱 관련 제휴를 체결하지 않은 것은 허가취소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의료기기허가과 관계자는 “현행법은 제조사가 다른 복수의 의료기기를 호환 또는 연동해 사용하는 경우, 두 회사 간 상호 파트너십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지투이가 호환된다고 표방한 덱스콤 및 애보트사의 CGM 허가증에도 타사의 의료기기를 호환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제한한다고 명시한 문구가 없다”라고 답했다.

인슐린펌프는 인슐린 분비 능력이 없는 1형 당뇨병 환자의 생명 유지에 중요한 의료기기다. CGM과 함께 활용하면, 환자는 혈당을 목표 범위 내에서 관리하며 일상 생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국내외 의료계에서는 모두 인슐린펌프와 CGM 활용을 당뇨병 치료의 표준으로 인정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KDA)가 지난해 발간한 최신 진료지침은 모든 1형 당뇨병 성인이 CGM과 자동인슐린주입기기를 상시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내일부터 암, 2대 주요치료비 보험 판매 중지된다
  • "아이 계정 삭제됐어요"…인스타그램의 강력 규제, '진짜 목표'는 따로 있다? [이슈크래커]
  • 근무시간에 유튜브 보고 은행가고…직장인 10명 중 6명 '조용한 휴가' 경험 [데이터클립]
  • 김장철 배춧값 10개월 만에 2000원대로 '뚝'
  • 단독 LG 생성형 AI ‘엑사원’에 리벨리온 칩 ‘아톰’ 적용되나…최적화 협업 진행
  • [인터뷰] 조시 팬턴 슈로더 매니저 “K-채권개미, 장기 투자로 美은행·통신·에너지 채권 주목”
  • 트럼프 당선 후 가장 많이 오른 이 업종…지금 들어가도 될까
  • 이혼 조정 끝…지연ㆍ황재균, 부부에서 남남으로
  • 오늘의 상승종목

  • 11.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151,000
    • +3.2%
    • 이더리움
    • 4,662,000
    • +7.27%
    • 비트코인 캐시
    • 674,500
    • +8.79%
    • 리플
    • 1,558
    • +1.17%
    • 솔라나
    • 352,700
    • +7.33%
    • 에이다
    • 1,102
    • -4.59%
    • 이오스
    • 908
    • +3.18%
    • 트론
    • 279
    • +1.09%
    • 스텔라루멘
    • 338
    • -5.06%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750
    • -3.28%
    • 체인링크
    • 20,900
    • +1.46%
    • 샌드박스
    • 481
    • +1.2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