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머스크는 공화당 ‘골수팬’...2년 전부터 거액 후원

입력 2024-10-0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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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디샌티스 주지사에도 후원
후원금 송금 과정서 ‘다크머니’ 등 유한회사 가용

▲프랑스 파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보인다. 파리(프랑스)/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보인다. 파리(프랑스)/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공화당의 ‘골수팬’으로 오래 전부터 거액을 후원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기 전부터 공화당 조직에 거액의 후원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WS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2022년 ‘상식적인 시민들(Citizens for Sanity)’이란 단체에 여러 차례에 걸쳐 총 5000만 달러(약 660억 원)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2022년 11월 미 중간선거 당시 미성년 트랜스젠더 이슈와 불법 이민자의 건강보험 지원 여부를 두고 민주당을 공격하는 데 비용을 지출했다.

해당 단체는 트럼프의 ‘오른팔’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단체의 이사와 임원에는 밀러 전 보좌관의 비영리단체 소속 직원들이 대거 등록돼 있었다. 밀러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민 정책을 설계한 인물로, 오랜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일해온 핵심 참모다.

머스크의 공화당 ‘사랑’은 트럼프 측근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때 트럼프의 경쟁자로 꼽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위해 1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후원금은 ‘충실하고 강력한 정책들(Faithful & Strong Policies)’이란 단체에 전해졌는데, 그중 절반이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원하는 팩(PAC·정치활동위원회)에 쓰였다고 WSJ는 설명했다.

후원 과정은 정치 컨설턴트와 변호사들의 도움 아래 은밀하게 진행됐다. 머스크는 후원금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사회복지기관’, ‘다크머니’ 등으로 불리는 유한회사를 사용했다. 출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 회사들은 후원금 명단을 공표할 의무가 없다.

머스크는 앞서 3월 트럼프를 향한 공개 지지를 드러내기 몇 달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ㆍ옛 트위터)에 “명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미국 대선 후보 두 명에게 돈을 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그러나 WSJ는 머스크가 트럼프 후원 단체인 ‘슈퍼팩(Super PACㆍ정치자금 모금 단체)’을 만들기 전부터 공화당의 자금줄이 되어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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