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임 총리 한마디에...엔화 가치, 2년 만에 최대폭 곤두박질

입력 2024-10-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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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현재 추가 금리인상할 환경 아냐”
당초 일본은행 통화정책 정상화 지지
총리 되자마자 입장 180도 바꿔
'脫 디플레' 초점에 연내 추가 금리인상 관측 후퇴

엔화 가치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한 마디에 크게 흔들렸다. 신임 총리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자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물음표가 엔화 매도세로 이어졌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2% 넘게 급등(엔화 가치 하락)해 146.50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환율은 약 2.9% 뛰면서 2022년 6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장중 엔·달러 환율이 147.24엔까지 치솟아 엔화 가치가 8월 20일 이후 약 1개월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엔화 가치가 갑작스럽게 급락한 배경에는 이시바 총리가 있다. 그는 전날 총리 취임 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의 첫 회동 후 취재진에 “개인적으로 현재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시바 총재의 발언에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연내 추가금리 인상이 물 건너갔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됐다. 리소나홀딩스의 이구치 게이이치 수석전략가는 “당초 시장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금융완화 노선을 내세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시바 총리는 과거 자서전에 ‘이차원적 금융완화로 지병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노선을 지시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다이사쿠 우에노 수석 외환 전략가는 “이시바 총리의 이번 발언은 그야말로 손바닥 뒤집기”라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기대했던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시바 총리가 ‘디플레이션 탈피’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스탠스를 바꾼 것으로 해석했다. 이시바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재생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금리 인상에 적극적이라는 것은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면 옳지 않다”면서 “최우선 과제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 호조와 함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달러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엔화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ADP의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 고용은 전월 대비 14만3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12만8000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하면서 당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UFJ트러스트앤드뱅킹의 유야 요코타 외환 트레이더는 “일본은행이 8월처럼 금리를 인상해 시장에 충격을 주면 이시바 정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이에 일본은행은 올해 다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다. 엔화 약세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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