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임시주총 놓고 오너가 경영권 다툼 지속

입력 2024-10-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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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특정 대주주의 충실한 꼭두각시” vs 한미약품 “절차적 정당성 문제”

(사진제공=한미약품)
(사진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오너간 경영권 다툼이 지속하고 있다. 연초부터 불거졌던 한미약품그룹 모녀 측(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형제 측(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간 힘겨루기는 이어지고 있다.

4일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2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안건은 박재현 사내이사(한미약품 대표이사 전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과 박준석 현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이사 선임의 건 등이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이사가 당사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내부 직원들에 대한 형사 책임을 운운하면서 조직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고, 신약과 개량신약의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미래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시장 평가가 있는 상황인 만큼 현 경영 상태를 방관할 수 없다면서 임시주총 소집 이유를 제시했다. 지체없이 소집절차를 취하지 않는다면 관련 법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박 대표 취임 후 행적을 보면 전문경영을 한 게 아니라 특정 대주주의 충실한 꼭두각시 역할만 했다”며 “말로는 R&D와 독립경영을 내세우지만 결국 본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구성원과 주주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매우 심각한 해사행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총 허가 과정에 절차적 정당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2일 입장자료를 통해 “‘법원에 대한 한미약품 임시주총 허가 신청’은 상법상 이사회 결의를 전제로 하는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면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으로 임시주총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규정에도 없는 표현까지 써가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권한을 부당하게 폄하하려는 의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간 갈등은 오너가 경영권 갈등으로 지속해왔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독자경영을 선언하며 지주사에 위임했던 인사 및 홍보 등의 조직을 별도로 신설했다. 이에 대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박 대표 직위를 사정에서 전무로 강등시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또 임 대표가 한미약품을 압박하게 된 배경에는 11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으로 구성된 대주주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이 5대 4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주주연합은 현재 10명인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의 41.42%를 가지고 있다. 그 외 주요주주로는 국민연금 9.27%, 신동국 9.14%(한양정밀 1.42% 포함)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41.59%는 기관 및 외인, 일반 주주 등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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