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항만 노조, 파업 3일 만에 철회…‘임금 62% 인상’ 합의

입력 2024-10-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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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77% 인상안보다 낮지만 사측 50%보다 높아
내년 1월 15일까지 기존 단체협약 연장…추후 협상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 던도크마린 터미널 인근에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소속 노동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몰티모어(미국)/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 던도크마린 터미널 인근에서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소속 노동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몰티모어(미국)/AFP연합뉴스

미국 물류대란 우려를 키웠던 미국 항만 노조 파업이 3일 만에 끝나게 됐다. 양사가 일단 1월 15일까지 기존 계약을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이날 파업을 끝내고 업무 정상화에 사측과 합의했다.

노조가 사측이 제시한 ‘향후 6년간 임금 약 62% 인상’ 방안을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타협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면 현재 39달러인 기본 시급이 향후 6년 사이 63달러로 오르게 된다. 이와 관련해 WSJ은 이미 많은 항만 노동자들이 시간당 임금에 더해 초과근무 등으로 1년에 10만 달러 이상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달 30일에 만료된 단체협상 갱신 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임금 인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벌어졌다. 사측인 미국 해양협회(USMX)는 50%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시급 77% 인상안을 주장했다.

백악관은 1977년 이후 47년 만의 동부 항만 동시 파업으로 미국 공급망 대혼란의 우려가 커지자 사측에 새로운 임금 인상안을 제한하도록 압박했고, 결국 사측이 62% 인상안이란 타협점을 제시하면서 합의가 성사됐다.

다만 노조는 이번 합의가 잠정적 형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단 지난달 30일에 만료된 단체협약을 내년 1월 15일까지 연장하는 대신 항만 부두 자동화와 일자리 보호 문제를 포함한 다른 문제에 대해 앞으로 계속 사측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노사 합의로 3일간 중단됐던 미국 동부와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의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재개되면서 미국 물류 대란을 우려했던 시장과 업계는 한 시름 놓게 됐다. 일각에서는 항만 노조 파업이 이번 주를 넘기면 당장 코스트코, 나이키, 타깃 등 소매업체의 매출과 재고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왔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일간 항만 운영 중단으로 쌓인 화물을 소화하는 데는 최소 12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협상으로 높아진 인건비는 항구 터미널을 이용하는 화물 소유주와 해운사들이 부담하게 된다. 이후 이들 화물 소유주나 해운사가 이 비용을 대형 유통업체나 제조업체, 농장 등 자신의 고객사에 전가하게 되면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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