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기업 M&A 시장 '개점 휴업(?)'

입력 2009-07-12 11:00 수정 2009-07-1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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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협상 '난항'…마땅한 인수자 없기도

대형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기대만큼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거나 대기중인 매물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인수기업의 자금부담이 커져 기업간, 또는 은행-기업간 가격협상이 지지부진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불확실한 경기전망으로 선 뜻 기업들이 돈주머리를 풀어놓지 못하는 심리적 압박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재무구조개선 약정으로 M&A 시장에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좀 처럼 제 속도를 내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 중 처음으로 산업은행이 조성한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 결정을 내렸던 동부메탈은 협상이 시작된지 한 달이 넘었지만 가격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아직 실사작업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메탈은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동부그룹과 산업은행 간 기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쉽제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최근 "동부메탈에 대한 실사가 거의 끝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격협상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매각 가격을 두고 이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매수와 매도간 희망가격 차이가 2000억~3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생명의 경우도 칸서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로 실사를 진행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가격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스코다파워, 비씨카드 등도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입찰가격에 대한 이견 차가 커 매각자인 채권단이 가격협상조차 하지 않은 채 유찰시키기도 했다.

M&A시장 관계자는 "최근 주목받던 M&A가 잇따라 실패를 하는 것은 매각자와 인수자 사이에 현격한 가격차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인식차이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형 매물들이 M&A 시장에 나오면서 마땅한 인수자가 없다는 것도 하반기 시장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올해 '메가딜'로 주목받는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공개매각으로 방향을 잡고, 다음달 중순께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하지마 매각 가격이 최소 3조원 이상될 것으로 예상돼 자금시장이 불안한 현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뜻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하이닉스도 실사를 마쳤으나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개점휴업인 상태다. 3조원이 넘는 몸값 뿐만 아니라 향후 D램 산업에 대한 엇갈린 전망 등으로 인해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M&A시장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기업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데다가 경영악화로 자금난에 빠진 대기업그룹들이 늘어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반기 M&A 시장에는 현대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몸값이 1조원 이상인 기업뿐만 아니라 스코다파워(8000억원), 동부메탈(7000억원), 금호생명(5000억원), 비씨카드(5000억원), 서울고속버스터미널(4000억원), 온미디어(3000억원) 등이 나오거나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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