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1년] 중동, 전쟁이 끝난 후 벌어질 5가지 변화

입력 2024-10-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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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0-06 17: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휴전 이후에도 혼란 지속될 듯
“최선 바라는 만큼 최악 대비해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다니엘 바이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겸 조지타운 대학교수가 전쟁이 끝난 뒤 나타나게 될 5가지 주요한 변화를 예측했다.

바이먼 교수는 5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잡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휴전에 성공한다 해도 중동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발생하기 전으로 되돌아갈 순 없다”며 “중동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보통 어리석은 일이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지역 역학 관계에 영향을 미칠 5가지 주요 변화를 꼽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헤즈볼라 등의 도발에 대한 덜 관용적인 이스라엘의 태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약화와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의 안보·협상 파트너 상실 △미래 전쟁에서 하마스의 새로운 동맹 가능성 △가자지구 통치에 대한 모든 제안 실패 △미국의 후퇴 등을 언급했다.

가장 먼저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 등 적국으로부터의 위험에 대한 관용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이스라엘에 있어 고통스러운 정보 및 정책 실패였다. 전쟁이 끝나도 과거의 정보 실패는 사라지지 않는다. 정보기관은 평화를 예측하는 자체 평가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고 국민의 신뢰 또한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제한된 정보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지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다른 기습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다. 마찬가지로 과거였다면 관용을 베풀었을 제한적인 도발에 대해 덜 관대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손상된 억지력을 회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둘째로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약화와 서안 지구 내 이스라엘의 안보·협상 파트너 상실이다. 하마스 공격 이후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과 그 조직에 대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지지는 더욱 하락했다. 이스라엘이 9월 요르단 강 서안지구 부부 제닌 등에서 벌인 군사작전은 더는 PA를 안보 파트너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88세 고령인 압바스 수반에게 뚜렷한 후계자가 없다는 점은 혼란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결국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서 안보와 협상을 위한 파트너를 잃게 될 것이다. 특히 팔레스타인 안보 파트너가 없다는 것은 큰 타격이다.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서 더 많은 공습을 하고 더 많은 국경 통과 및 기타 제한을 부과해야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체 치안보다 효과가 떨어지고 더 큰 비용이 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셋째, 하마스는 향후 전쟁에서 새 동맹을 얻을 수 있고 적어도 이스라엘은 이를 걱정해야 한다. 하마스는 향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가자 전쟁처럼 헤즈볼라, 후티, 이란 등이 제한적인 방식으로라도 다시 참여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잠재적인 동맹들이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아도 이스라엘은 이들의 공격을 우려하며 선제공격의 명분을 만들 수 있다.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지역적 확전의 위험이 커진 셈이다.

넷째로 PA 통제, 하마스 통치 복귀, 이스라엘의 장기 점령 등 가자지구를 통치하기 위한 모든 제안은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군이나 국제군이 평화유지군 역할을 하는 방안도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국 가자지구는 아무도 실제로 통치하지 않은 채 기껏해야 약간의 안정이 있을 뿐 폭력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 하마스는 이스라엘군과 현지 동맹국에 대항해 낮은 수준의 반란을 일으키고, 이스라엘군은 이들의 재건을 막기 위해 반복적으로 공격할 것이다. 그 결과 가자지구는 작은 위기와 낮은 수준의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 분쟁의 근원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더 적은 일을 할 가능성이 크다. 소규모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PA를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 훈련 및 지원프로그램, 압바스 이후 새롭고 유능한 리더십 확보를 위한 외교적 개입, 불필요한 선제공격을 피하기 위한 이스라엘에 대한 압력 등 어려운 조처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유능한 관리와 높은 수준의 관심이 있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이 지역을 변화시키려는 행정부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위기관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먼 교수는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 중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제시한 변화들은 나쁜 방향이지만 최선의 상황을 바라는 만큼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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