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엔저’ 엔·달러, 150엔대 육박...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하나

입력 2024-10-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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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1개월 반만에 최고치
일본 외환당국 ‘구두경고’
美경제지표 호조 따른 강달러, 엔저 부추겨
10일 발표 美CPI, 환율 움직임 좌우 전망

▲엔·달러 환율 최근 6개월간 추이. 단위 엔. 7일 고점 149.10엔. 출처 블룸버그
▲엔·달러 환율 최근 6개월간 추이. 단위 엔. 7일 고점 149.10엔. 출처 블룸버그
일본 엔화 약세 움직임이 가팔라지면서 150엔대 엔·달러 환율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 ‘엔 캐리 트레이드’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9.10엔까지 치솟으면서 8월 16일 이후 약 1개월 반 만에 최고치(엔화 가치 최저)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3.7% 올랐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에 육박하자 일본 외환당국이 투기적 움직임을 향해 구두 경고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무라 아츠시 일본 재무성 차관은 이날 취재진에 “우리는 투기적 거래를 포함한 외환시장 움직임을 긴박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화 약세를 부추긴 것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였다. 미국 노동부는 4일 지난달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25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만 명)를 크게 웃도는 것이자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었다. 실업률은 4.1%로 전월(4.2%)보다 소폭 하락하고, 평균 시급도 전년 동월 대비 4% 올라 시장 전망치(3.8%)를 뛰어넘었다. 이에 미국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컷’을 추가로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1월 빅컷 단행할 확률은 ‘제로(0)’가 됐다. 반면 0.25%p 인하할 확률은 92.8%에 달했고,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7.2%로 제시됐다.

시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재개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저 기조에 엔화를 빌려다 금리가 높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린 반면 일본은행(BOJ)이 상당 기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붐이 일었다.

스즈키 겐고 미즈호은행 개인상품사업부 부문장은 “3~4%대인 미·일 금리 차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관측이 강해지면 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이 가능할 수 있다”면서 “현재 그 분기점을 파악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10일 발표되는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CPI가 둔화세를 이어갈 경우 연준은 연내 2회 금리 인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연내 금리 인하가 1회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달러 강세, 엔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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