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성장 막는 ‘두개골 조기 유합증’, 매일 1㎜ 늘리는 장치로 치료

입력 2024-10-10 09:33 수정 2024-10-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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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 머리뼈 일부만 절개해 ‘신연기’ 부착 수술 효과 입증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김영철 교수, 소아신경외과 나영신·정상준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김영철 교수, 소아신경외과 나영신·정상준 교수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최종우·김영철 성형외과 교수, 나영신·정상준 소아신경외과 교수팀)은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을 처음 개발한 이후 20년간 약 140명의 두개골 조기 유합증 환아들을 안전하게 치료하며 장기적인 효과를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출생 직후 신생아의 두개골은 여러 개의 뼈로 나뉘어 있다. 뼈가 만나는 부위인 봉합선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닫혀 두개골의 뼈가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두개골 조기 유합증은 두개골 봉합선이 정상 시기보다 이르게 닫히는 희귀질환으로 2000명 중 1명에게 발생한다. 비대칭적인 외모뿐 아니라 뇌 성장을 압박해 시력이나 지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사망 위험도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기존에는 신생아 시기에 두개골을 잘라 재배치하는 수술을 해왔는데, 출혈량도 많고 합병증도 드물지 않게 발생해 수술 부담이 컸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에서는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은 환아의 머리뼈를 조각내지 않고, 유합된 두개골의 봉합선만 일부 절개한다. 절개한 봉합선에 신연기를 장착하고 보호자가 하루에 0.5~1.5㎜씩 신연기를 돌린다. 신연기 조절을 통해 절개된 뼈 부위가 조금씩 벌어져 그 틈에 새로운 뼈가 생기게 되는 방법이다. 정상 범위만큼 뼈가 성장한 이후 신연기를 제거하는 수술까지 진행하면 치료가 마무리된다.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은 신연기를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을 통해 기존 대비 수술 시간을 약 8시간에서 3시간으로 절반 이상 단축했으며 출혈량도 크게 감소시켰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흉터나 합병증이 적었다. 신연기를 장착하는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2개월까지 단축해 회복도 빨랐으며 뇌에 가해지는 손상도 거의 없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아들의 평균 수술 시기는 생후 10개월이었으며, 수술로 사망한 환아는 없었다. 약 98%의 환아에서 재발 없이 두개골이 대칭적으로 성장했으며, 발작이나 발달 지연 등 주요 합병증 발병률은 0%였다. 창상 지연, 뇌척수액 누수 등이 3% 발생하였으나 모두 보존적 치료로 호전됐다.

특히 수술 직후부터 외적 비대칭이 개선될 뿐 아니라, 뇌 기저부의 비대칭까지 교정돼 10년 이상 장기추적결과 아이가 성장한 이후로도 얼굴뼈가 대칭적으로 발달한 것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개발한 두개골 신연술은 지난 20여 년간 미국성형외과학회가 발행하는 ‘성형재건외과’(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를 비롯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에 10건 이상 게재됐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 수술법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두개골 조기 유합증은 한 개의 봉합선만 유합되거나 심하지 않으면 조기발견이 어려워 아이의 머리가 한쪽만 더욱 크거나 심한 비대칭이 있는지 보호자가 많은 관심을 두고 살펴봐야 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받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상준 서울아산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는 “어린 나이에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만큼 치료의 목적과 미용, 발달에 대한 부분을 다방면으로 고려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두개안면클리닉에서는 정확한 진단과 안전한 치료를 위해 소아신경외과와 성형외과를 비롯해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긴밀하게 협진하고 있다. 또한 수술 전후로 소아안과, 소아치과, 소아의학유전학센터 등이 협진해 두개골 조기 유합증에 동반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다각도로 고려해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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