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최대 22조’ 채권 상환…매도압력 대신 ‘시장 유입’ 호재 전망

입력 2024-10-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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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붕괴한 FTX…2년 만에 채권상환 계획 승인
최대 22조 원 규모 채권 상환…가상자산 아닌 ‘현금’으로
‘마운트곡스’ 사례와 달라…상환액 일부 재유입 가능성↑

▲FTX. (AP/뉴시스)
▲FTX. (AP/뉴시스)

2022년 11월 붕괴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채권상환 계획이 승인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줄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분석가들은 FTX 채권상환이 가상자산이 아닌 현금으로 진행되는 만큼, 자금이 시장에 재유입될지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1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 파산법원은 2년 전 붕괴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채권상환 계획을 7일(현지시간) 승인했다. 공개된 채권상환 계획에 따르면 FTX는 파산 이후 회수한 최대 165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자산을 활용해 FTX 이용자들의 채권을 상환할 예정이다.

시작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FTX는 전체 채권자의 98%에 달하는 5만 달러 이하 보유 고객에 우선 상황을 실시해, 시행일로부터 60일 이내로 이들에 대한 상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채권자가 받게 될 상환액은 거래소가 붕괴한 2022년 11월 당시 자산 가치에 118% 이상이 될 전망이다.

다만, FTX는 고객들의 채권을 가상자산으로 분배했던 마운트곡스나 제미니 사례와 달리 당시 가치에 상응하는 현금으로 채권을 상환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앞서 ‘오버행’ 우려를 낳았던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 등과 달리 오히려 시장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벤징가 크립토 보도에 따르면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K33는 FTX 이용 고객의 특성상 총 22조 규모의 채권 중 약 3조 정도가 시장으로 다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K33 분석가들은 매체에 “FTX의 고객은 가상자산에 대한 공격적인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재유입 전망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내년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점진적이고 완만할 수 있다.

앞서 5월에도 K33 리서치는 현금으로 진행될 FTX 채권 상환이 가상자산으로 진행될 마운트곡스와 제미니 등 채권상환의 부작용을 흡수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FTX의 채권규모가 22조 원인데, 마운트곡스 상환 규모는 13조 원, 제미니는 2조 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각은 국내 증권가 및 가상자산 분석가들도 공유하고 있다. 앞서 4일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FTX 채권이) 현금으로 상환됨에 따라 해당 자금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으로 재유입될 경우 긍정적인 수급 효과 가능하다”면서 “‘마운트곡스’는 상당 부분 상환됐으며 수급 부담은 기존에 우려한 것보다는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 역시 이번 FTX 상환은 마운트곡스와 달리 잠재적 매수세로 볼 수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면서도, 상환된 자금이 바로 시장에 유입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리서처는 “FTX 채권자들이 가상자산이 아닌 현금으로 상환받을 예정이기 때문에 잠재적 매수세로 보는 의견이 존재하지만, 채권자들이 약 22조 원 규모의 현금을 바로 시장에 공급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5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 채권자들에게 상환하는 11억 달러 규모의 상환이 매수세로 이어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약 160억 달러(22조 원)라는 규모를 고려했을 때 이번 FTX 상환은 마운트곡스 때와 비교해 그 시장 영향은 더욱 강하고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2시 코인마켓캡 기준 전날보다 약 2.5% 하락한 6만80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7일 6만4000달러를 터치한 이후 이날까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하락은 미국 규제 당국 발 악재들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7일(현지시간) 미국 대법원 판결로 인해 미국 정부가 다크웹 ‘실크로드’에서 압수한 비트코인의 소유권을 인정받으며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9일(현지시간) 미국 검찰이 가상자산 마켓메이커(MM) 업체 4곳을 시장조작 및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는 소식 등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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