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취임 4년…현대차·기아 영업익 6배 늘었다

입력 2024-10-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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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취임 후 현대차·기아 실적 개선
지난해 합산 영업익 26조 원 넘는 신기록
취임 2년만에 글로벌 완성차그룹 3위 올라
글로벌 합종연횡 통해 자동차 업계 판 흔들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월 3일 경기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월 3일 경기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4주년을 맞았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3위 완성차그룹으로 입지를 굳혔으며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익은 4년 새 6배가량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전동화 전환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새로운 여정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정 회장 취임 첫해인 2020년 4조2612억 원에서 지난해 26조7347억 원으로 3년 새 무려 6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20년 2조3947억 원에서 지난해 15조1269억 원으로,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은 2조665억 원에서 11조6078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합산 영업익 20조 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차·기아는 올해 새로운 신기록을 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5조6349억 원, 기아는 13조3545억 원으로 전망됐다. 올해 최초로 연간 영업익이 30조 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을 방문해 체코공장 내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배터리시스템(BSA) 공장에서 현지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당시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 5위였던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2년 만인 2022년에는 3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빅3’ 자리를 지킨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2위인 독일 폭스바겐그룹과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현대차를 글로벌 빅3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정 회장의 인사이트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동화라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견하고 한발 앞서 투자한 덕에 전기차 분야의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적 개발과 출시를 이끌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아이오닉 5·아이오닉6 등 전기차는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또 한 번 도약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동화 리더십을 강화하면서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을 개발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수소 사업 역량 강화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도 주도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HMGMA에서 양산하는 아이오닉 5에 자율주행 특화 사양을 적용해 웨이모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로보택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 뉴욕의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 회장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미국 뉴욕의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 회장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경쟁사와도 동맹을 맺는 합종연횡으로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지난달 메리 배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 만나 승용차와 상용차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수소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기차에 강점이 있는 현대차와 대형 SUV와 픽업트럭에서 강점이 있는 GM이 협력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글로벌 1위 완성차그룹인 일본 도요타그룹과도 ‘수소차 동맹’을 맺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이달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모터스포츠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양사가 함께 개최하는 첫 행사로 정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모두 참석한다. 두 사람은 미래 사업 협력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양사가 모두 주력하고 있는 수소 분야에서 협력을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지난해 정 회장을 ‘자동차 산업 올해의 리더’로 선정하면서 “정 회장은 다양한 미래 기술을 선도하며 모빌리티의 새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와 목적기반차량(PBV)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및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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