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구] 창립 54주년 ‘위기’의 한샘…1위 탈환 가능성은

입력 2024-10-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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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PE 인수 당시 22만원대 주가 5만원대로 추락
흑자전환했으나 현대리바트에 2분기 연속 실적 역전 당해
업계선 “가격 경쟁력 밀렸다…인력 유출이 실적 악화 영향”
LH 하도급 제한·공정위 담합 211억 과징금 등 악재도 겹쳐
“B2C 부문 실적 개선과 사옥매각 주주환원 강화 기대감”

자사주 소각이든 매입이든 무슨 액션이라도 취했으면 좋겠다.

창립 54주년을 맞은 국내 가구 회사의 대명사 한샘이 주가 부진에 시달리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창사 51년 만에 사모펀드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 주인이 바뀐 후 인수 당시 22만 원대였던 주가는 5만 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샘은 주가 하락에 따른 기한이익상실(EOD)을 막기 위해 상암 본사 사옥를 매각하는 강수로 3200억 원(매입가 1485억 원)을 확보, 한숨을 돌렸다.

경쟁 업체인 현대리바트에 2분기 연속 실적을 역전당하는 등 한샘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샘은 1분기 매출 4859억 원을 기록하며 매출 5000억 원을 넘긴 현대리바트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상반기 기준 매출도 현대리바트 1조18억 원, 한샘 9639억 원을 기록했다. 한샘의 최근 실적이 지난해 대비 흑자전환하긴 했으나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이후 예상 매출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달성 여부는 경영 여하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실적 부진을 두고 업계에선 한샘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구 시장에서 돋보이는 네임밸류가 지탱하던 실적이 최근 악화한 부동산 경기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쟁사로 수요가 몰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업계 한 관계자는 “한샘의 리모델링 리하우스가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악화한 부동산 경기의 여파를 맞고 있다. 최근 들어 생활용품 매장도 없앤 상황”이라며 “한샘이 비싸다는 반응이 있다”고 말했다.

각종 악재도 겹치고 있다. 한샘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당초 계약과 달리 공공임대주택 6000여 가구에 국가표준(KS) 인증이 없는 욕실 거울을 납품했다는 이유로 1년간 하도급 참여를 제한받게 됐다. LH는 사기죄와 업무방해죄로 형사 고발도 진행키로 했다. 앞서 4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빌트인 가구의 입찰 가격 담합을 이유로 211억5000만 원의 과징금을 받기도 했다.

한샘의 기존 임원진들의 경영 일선 은퇴와 연이은 인력 유출이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샘에 맨파워가 있었다. 영업을 뛰면서 어떻게든 매출을 만드는 문화 있있다”며 “조창걸 명예회장, 최양하 회장, 강승수 부회장 등이 있을 당시에는 IMF,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오히려 인테리어 사업에 투자하며 확장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분위기가 바뀐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샘이 돈을 짜게 준다는 업계 평가도 인력 유출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경쟁사의 평균 연봉이 한샘 대비 약 500만~1000만 원가량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다.

한샘 내부에선 구조조정설까지 거론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샘은 내부에서 ‘위기를 기회로’라는 한샘의 DNA를 상기시키며 직원들을 다독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내부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유진 대표 취임 후 나왔다 들어갔던 구조조정설이 재차 언급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선 CFO(최고재무책임자)에 대한 교체설도 나온다.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고정비 절감 차원이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김유진 대표는 취임 직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샘 안팎에선 전폭적인 경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재 확보를 위한 투자와 더불어 당분간 부동산 경기의 회복을 점치기 어려운 만큼 가격경쟁력과 품질, 디자인, 소프트웨어 이미지 등 주력 분야에 대한 집중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는 3분기부터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부문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B2C 부문 매출 증가 및 비효율 채널 축소로 영업이익률 분기별 개선세는 지속 가능할 전망”이라며 “다만 오늘의 집’과 같은 플랫폼 등장으로 비브랜드와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과거처럼 주택거래량 이상의 실적 성장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될 거란 관측도 호재로 꼽힌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샘의 주주환원 강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샘과 마찬가지로 IMM PE가 대주주인 하나투어, 에이블씨앤씨의 주주환원 역시 과거 대비 강화되고 있다”며 “사옥 매각대금 배당 재원 활용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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