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거래량 소폭 증가 전망…집값 급등은 무리" [한은 피벗]

입력 2024-10-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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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첫 인하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지면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소폭 늘고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집값 급등기처럼 가파른 매수세 확대와 집값 상승세 전환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3.25%로 인하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감소세를 보이는 주택 거래량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금리가 내려가면 일단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들어가기가 좀 수월해진 것”이라며 “이자 부담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동안 고금리 때문에 내 집 마련을 미뤄왔던 실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매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수요가 꾸준한 아파트보다 비(非)아파트 매매량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보다 빌라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 쪽으로 거래량 회복세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스트레스 DSR 규제 등 대출 규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부동산 시장 반등을 위해선 정부 대출 규제 완화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 인하 등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시장에서는 상반기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심리적인 기대 및 실제 대출 금리가 선반영 돼 거래량 증가와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정부의 금융정책 규제와 대출금액 제한으로 심리가 꺾인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시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작고, 실제 대출 금리 인하의 폭과 속도에 따른 실질적인 대출 가능 금액 증가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 교수 역시 “실질금리, 즉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각 금융권에서 내리느냐 유지하느냐 이것이 문제”라며 “앞서 기준금리가 3.5% 수준이었지만, 실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른 바 있다. 이번에도 금리는 내렸지만, 금융권에서 빨리 대출 금리를 내리느냐 마느냐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와 실질 대출 금리 인하까지 걸리는 시차 등으로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집값 급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금리보다 개별 차주에게 필요한 만큼의 대출이 나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대출 규제 영향으로 연말까지 주택값은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부동산 매수를 고려 중인 실수요자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주택매입 시 성급한 의사결정보다는 분양과 경매, 재고 주택 등 주택 매매 경로를 다양화해 가격만족도가 큰 상품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정기예금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인 3.5% 이하로 낮아지면 임대수익률 장점이 상대적으로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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