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사설에도 한강 극찬…“일본서 한국 문학 인기 이끌어 온 주인공”

입력 2024-10-13 15:15 수정 2024-10-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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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아시아 여성 첫 수상”
5·18 민주화 운동ㆍ제주 4·3 사건 언급
“우크라ㆍ가자지구 아우르는 ‘보편성’”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들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시민들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일본 언론도 연일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 대표 언론 아사히신문은 자국 유력 노벨문학상 후보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쉬운 소식에도 ‘아시아 여성 최초 수상’에 주목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3일 아사히신문 사설은 “노벨문학상을 아시아 여성이 수상하는 것은 처음으로 한국인 수상도 처음”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이어 한강 작가를 “폭력과 사랑과 헌신. 인간이라는 존재의 양면성, 스펙트럼의 넓이를 끊임없이 질문해 온 작가”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작품 속 ‘폭력성’에 주목했다. ‘소년이 온다’ 등의 작품을 언급하며 “다채로운 세계에는 때로는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폭력성이 그려져 있다”며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로 쓰인 문장은 실제 ‘통증’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힘을 가진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한 작가의 작품은 폭력과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도 보여주고 있다고 격찬했다. 신문은 “한강은 문학이라는 상상력을 통해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희망을 보여준다”며 "다른 사람의 아픔과 괴로움에 공감해 때때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다른 이를 지키려 하는 사랑과 헌신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형성한다"고 표현했다.

이날 신문은 앞서 4월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 일부도 발췌했다. 당시 한강 작가는 “스스로 인간이라는 사실이 무섭고, 세계는 매우 폭력적인 곳이라는 인상이 다가왔다”고 말했는데 이를 인용해 “한강 작가는 반복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탐구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도 간략히 언급했다. 작품 소재를 소개하며 “한국 제주도에서 다수의 주민이 희생된 4·3 사건을 소재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많은 작품이 일본에서도 양질의 번역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 한국 문학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 흐름을 이끌어 온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 작가의 작품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등 전 세계 상황을 아우르는 문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 격차, 분단, 고뇌로 가득한 세상에서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국경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가졌다”고 격찬했다.

앞서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한국인 소설가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국 작가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강 작가가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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