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000명 씩 짐 싼 뱅커, 금융사고는 늘었다 [은행, 人 감축의 그림자]

입력 2024-10-15 05:00 수정 2024-10-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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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0-14 17:2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4대 시중은행 총 임직원 수 5.6만명…10년 전보다 1만 여명 감소
영업점 통폐합, 인력 감축 ‘수익성 강화’
영업이익경비율(CIR) 39.28%

지난 10년 간 해마다 1000여 명의 은행원이 짐을 싼 것으로 나타났다. 수 억 원씩 목돈을 받고 자발적으로 그만둔 뱅커도 있지만 은행들이 점포 축소를 위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진 경우가 대다수였다. 인건비가 줄어드니 수익으로 이어졌다. 은행들은 매년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당기순이익은 14조 원을 넘어서면서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인력효율화’의 그림자도 있다. 무리한 인력 감축이 직원의 업무부담 가중과 내부통제 취약점 등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3월 기준 총임직원 수는 5만6547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 3월 말(6만7196명) 보다 1만649명 감소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매년 1000명의 뱅커들이 사라진 셈이다. 직원 수 감소는 디지털금융과 무관치 않다. 모바일뱅킹이 대세로 자리잡고 상대적으로 운영비가 많이 드는 점포를 통·폐합 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대표 생산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크게 강화됐다.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의 평균 CIR는 39.28%였다. 10년 전 2014년 6월(57.16%) 보다 17.88%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CIR는 은행이 벌어들인 총영업이익에서 인건비, 임대료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이 좋다고 해석한다.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CIR 개선은 금리인상기 최대 수익을 내면서도 비용 효율화를 꾀했기 때문”이라며 “경영위기를 돌파하고자 점포 및 인력감축 등 조직 효율화 작업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원이 줄면서 대형 금융사고가 늘어나는 등 은행 신뢰도와 직결되는 부작용이 파생됐다는 점이다. 무리한 인력 감축이 내부통제 약화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은 최근 수년간 파생결합증권(DLF), 라임 사모펀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 불완전판매와 거액의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잇따른 금융사고에 금융당국의 ‘경고’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직접 나서 내부통제를 강화했지만 최근까지도 서류 위조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는 계속 적발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 부적정대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금융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463건, 6616억 7300만 원에 달했다.

금융사고 종류별로 업무상 배임이 2171억 8900만 원(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기 2022억 7000만 원(152건) △횡령·유용이 1962억 600만 원(216건) △도난·피탈 8억 4400만 원(14건) 등 순이다. 업권별로는 은행 금융사고가 4097억 500만 원(264건)으로 가장 컸다. 금액으로는 전체 62.0%, 건수별로는 57.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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