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체결, 증시 수혜종목은?

입력 2009-07-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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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반도체 긍정적...기계·화학 부정적 영향 예상

2년여간 진행해 온 한국과 EU간 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EU 의장국인 스웨덴을 방문,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 타결을 최종 선언할 것으로 보도됐다.

빠르면 13일 중 FTA 체결이 발표될 예정으로 현재까지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EFTA, ASEAN 등 4개국과 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 협상 발효 중이며, 미국, 인도와는 협상이 타결된 이후 국회 인증과 같은 비준 과정을 기다리는 단계이다.

이번 EU와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국입장에서는 수출 1위국가인 중국을 제외한 수출 2, 3위 국가와 FTA를 체결한다는 상징적 의미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협상 타결 이후에도 실제 발효까지는 국회 인증 단계를 포함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과, EU에 비해 한국의 관세율이 두 배 가까이 높은 상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손익은 좀 더 따져봐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입장에서는 EU가 매우 중요한 수출입국가이지만, EU 입장에서는 한국이 수출액 비중 0.6%(2008년 기준), 수입액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며 "사실 EU지역은 전체 무역의 85%가 유럽 내 회원국간에 이뤄지고 있으며, 비유럽 국가에 대한 무역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 1% 미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양국간 관세율도 한국의 관세율이 최혜국 기준으로 기존에 적용되던 수준이 12.2%인데 비해, EU의 관세율은 5% 내외로 FTA협상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논의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협상 타결 및 시행 이후 어느 쪽이 득이 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다.

강 팀장은 "산업별로는 對EU 수출비중이 높으면서 가격경쟁력도 높은 통신, 반도체 등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수입비중이 높은 기계 및 화학과 관련된 산업에는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에서 분석한 업종별 對EU 경쟁력 현황 및 2008년 기준 한국의 對EU수출입 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이 EU대비 경쟁력이 높은 업종은 조선(2008년 수출액 100억달러), 통신기기(98억달러), 반도체·전자부품(78억달러)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경쟁력인 낮은 것으로 조사된 업종은 일반기계(94억달러), 정밀화학(42억달러) 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강 팀장은 "조선 및 통신기기 분야는 對EU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가전, 자동차는 경쟁력 축소, 정밀기기 및 정밀화학분야는 경쟁력 열위가 확대되고 있어 FTA체결 이후 부분적인 시장잠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 업종과 관련돼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TA 타결이 전체적으로 자동차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다만 과거에 비해 효과는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현지화(기아 KMS, 현대 HMMC)가 마무리되면서 과거에 비해 서유럽 수출 비중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의 서유럽 수출비중은 12%, 기아는 10.8%이며 올해에는 현대차 체코공장 가동의 영향으로 비중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성우하이텍 등 현지 부품업체들도 현지법인 대상 CKD 및 금형(장비) 수출을 하고 있지만 EU 역내 수출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체 보수용 부품 수출에서 서유럽(벨기에)이 차지하는 비중이 23.4%(관세율 3.2%)에 달하고 있어 한-EU FTA 협상이 타결되면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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