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연설 천재’ 오바마의 빗나간 호통

입력 2024-10-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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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천재’, ‘연설의 신’이라고 불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그가 10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원 유세에 처음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초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최종병기로 꼽히는 그의 등장에 미국 유권자뿐 아니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외신들은 오바마의 이번 연설 내용 가운데 흑인 남성을 겨냥한 호통을 가장 주목했다. 그는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성을 대통령으로 두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온갖 핑계를 대며 해리스에 대한 투표를 주저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탄생에 대한 일부 흑인 남성들의 불편한 심기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해리스에게 투표하라’라는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지나쳤다는 관점도 있다. 오바마는 과거 대선 캠페인과 재임 시절 흑인들에게 휘둘릴 것이라는 백인들의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종종 흑인들을 질책했지만 이번 꾸지람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럼을 통해 “유권자들을 폄하하면 해리스 지지가 높아질까요”라고 반문하며 ‘추한(Ugly)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도 칼럼에서 “해리스를 이미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흑인 남성에게 가장 가혹하게 접근했다”며 “오바마가 걱정해야 할 유권자는 오히려 백인 남녀 유권자”라고 지적했다.

오바마가 흑인 남성들이 해리스에 과거 자신의 시절만큼 열렬한 지지를 보내지 않는 이유를 성차별적 인식 때문이라고 눈을 치켜들었지만 근본적으로는 흑인 남성 유권자에 대한 비전과 정책 홍보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히스패닉계 등 유권자들의 표심을 집결하지 못하자 불거진 ‘해리스 위기론’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5일 결전의 날을 앞두고 대선 캠페인은 어느 때보다 비방과 경멸이 난무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 자부심을 일깨우며 마음을 흔들 것으로 기대했던 오바마의 ‘연설 한 수’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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