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사이버 해킹 시도 사례 급증…국내 조선사 피해는?

입력 2024-10-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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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해킹 시도, 올 상반기 140만 건
자율주행 기술 탑재로 해킹 시도도 늘어
조선사들 “보안 역량 강화에 지속 투자 중”
업계 “인력 양성·기술 개발에 더 투자해야”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전 세계적으로 운항 중인 선박에 대한 사이버 해킹 시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들이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선박 도입을 늘리며 이를 노리는 사이버 보안 위협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업계는 선박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함께 사이버 보안 강화에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6일 스웨덴의 스마트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마링크(Marlink)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적으로 운항 중인 선박에 대한 사이버 해킹 시도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1800대 선박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킹 시도는 140만 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10만 건 대비 30만 건 증가했다. 마링크는 크게 위험했던 사례는 79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이버 보안 위협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선사들이 점차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선박 도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사물 인터넷(IoT)을 표적으로 삼는 인공지능(AI) 활용 해킹 사례도 출현했다.

조선사들이 향후 2030년대까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및 도입을 노리고 있는 만큼, 선박 해킹을 노리는 방법과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사들 역시 이에 대비해 보안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HD현대의 경우 국내 최초로 글로벌 6대 선급으로부터 ‘선박 사이버 복원력 기술 절차 및 방법론’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부터 이와 관련한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다.

선박 사이버 복원력은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선박을 보호하고, 나아가 이미 발생한 정보 보안 사고의 피해 규모를 예측 및 최소화해 선박의 운항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외에도 HD현대는 해양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인 HD현대마린솔루션을 통해 선박 사이버 보안 솔루션 ‘하이 시큐어’ 브랜드를 출시했다. 현재 건조 중인 일부 선박에 실제 적용하는 등 자체적인 보안 기술 강화에 지속 투자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자율운항선박 사이버 보안 솔루션을 개발한 상태다. 자사의 원격자율운항시스템(SAS)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외부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선박·육상 간 디지털 정보를 주고받을 때 제3자가 이를 위·변조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십 사이버 보안 기술 인증’을 획득하는 등 선박 사이버 보안 솔루션 개발에 투자를 지속 이어왔다.

한화오션은 미국 선급(ABS)과 ‘해양 사업 관련 기술 협력 협약’을 체결해 사이버 보안 운영 기술과 관련한 역량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2019년 영국선급으로부터 스마트십 솔루션 최상위등급 인증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엔 사이버보안 기술 국산화를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선박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사이버 보안 위협은 증가했지만, 이에 대항할 기술이나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함께 보안 관련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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