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철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 “개인-기업ㆍ대면-디지털 간 시너지” [K-금융, 퀀텀점프③]

입력 2024-10-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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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0-15 17: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현지 은행 인수해 영업한 지 10년
“기업->개인금융 ‘낙수효과’ 노력”
대면-비대면 영업 간 시너지 집중
올 초 확충한 자본금 활용 영업기반 강화

동남아시아 모든 공항에서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광고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됐다. 1967년 한국외환은행(현 하나은행)이 동경, 오사카, 홍콩지점을 동시 개설하면서 해외에 첫 깃발은 꽂은 지 58년 만이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금융사들은 단 한번도 멈추지 않았다. 꾸준한 인수합병(M&A)으로 영토를 확장했고 점포도 늘렸다. 신사업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현지 기업들의 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시적인 부침을 겪고 있으나 그 동안 뿌렸던 씨앗은 언제든 수확할 수 있는 열매로 자라났다.
최근 세계로 비상하는 ‘K산업’을 통해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금융당국도 금융사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애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퀀텀 점프’할 준비가 돼 있는 한국 금융사들의 글로벌 전략을 짚어본다.

▲지난달 23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도네시아 남부 자카르타 우리소다라은행(BWS) 본사 건물 26층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이 영업점에는 한국계·현지 기업금융 업무를 보는 고객들이 주로 방문해 계좌를 만들고 대출을 받는다.  (유하영 기자 haha@)
▲지난달 23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도네시아 남부 자카르타 우리소다라은행(BWS) 본사 건물 26층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이 영업점에는 한국계·현지 기업금융 업무를 보는 고객들이 주로 방문해 계좌를 만들고 대출을 받는다. (유하영 기자 haha@)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1992년이다. 이후 2014년 퇴직 공무원 연금담보대출에 특화한 현지 소다라은행을 인수해 ‘우리소다라은행(Bank Woori Saudara·BWS)’이라는 이름으로 인도네시아 영업을 시작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BWS는 우리은행 해외현지법인 10곳 중 자본총계 기준 가장 규모가 큰 사업장으로 거듭났다.

김응철 법인장은 지금의 BWS를 만든 인물 중 한 명이다. 2013년 9월 국제부장이 된 김 법인장은 2014년 소다라은행 인수 업무를 맡았다. 이후 글로벌전략부장·본부장, 글로벌그룹·외환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금융전략 관련 업무 역량을 쌓았고 10년 만에 BWS를 이끄는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남부 자카르타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인도네시아 BWS 본사 건물 27층에서 김응철 법인장을 만났다. 그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 ‘바틱’을 갖춰 입고 있었다.  (유하영 기자 haha@)
▲지난달 23일 남부 자카르타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인도네시아 BWS 본사 건물 27층에서 김응철 법인장을 만났다. 그는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 ‘바틱’을 갖춰 입고 있었다. (유하영 기자 haha@)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남부 자카르타 BWS 본사에서 만난 김 법인장은 “10년간 영업과 자본 축적의 시간을 거쳐 열매를 따야 하는 시점”이라며 “개인-기업영업 간 컬래버레이션, 조화를 주요 키워드로 삼고 영업의 시너지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BWS는 인도네시아 공무원·군경 연금공단의 연금 지급은행으로, 연급 수급권자 대상 연금담보대출 및 공무원(직장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현지 영업을 진행 중이다. 현지 진출 한국기업과 현지기업 등을 대상으로 대출, 외환, 수신업무 등 기업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BWS는 기업금융으로부터 개인금융으로의 ‘낙수효과’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예컨대 대기업의 기업금융을 잘하면 해당 기업과 연관성이 있는 벤더 기업들의 여신뿐만 아니라 직원과 그 가족의 개인금융 등을 연이어 신규 유치할 수 있다. 이렇게 새로 유입된 개인 고객은 BWS가 거래하는 기업에 근무해 소득이 확실하고, 부실 가능성이 작아 신용도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된다. 신용평가체계가 아직 미흡한 인도네시아에서 안정적으로 개인금융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거래 중인 기업이 새로 공장을 지으면 그곳과 새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종업원 예금을 유치하는 등 영업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며 “기업에서 발생하는 영업이 리테일로 이어지는 등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뤄져야 시너지가 생기고 성장하기 때문에 현지 상황에 맞게 균형 잡힌 개인-기업금융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BWS이 기업과 개인금융 부문에서 고루 비즈니스를 넓힐 수 있는 데에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퍼져 있는 네트워크의 영향이 크다. BWS는 총 161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지점 31곳, 출장소 130곳이다. 점포가 부족한 지역에는 18개의 이동점포 차량으로 영업을 지원한다. 김 법인장은 “‘로컬 은행’으로서 개인금융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수 확대는 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그는 “모바일 뱅킹을 시작할 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접 상담받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점포가 필요하다”면서 “대도시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지금보다 점포를 더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BWS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금융 생활 변화에 발맞추려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금리 변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변화를 싫어하고 예측 가능한 금융생활을 선호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 같은 수요 변화에 BWS는 올 7월 말 ‘회전식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고객이 1·3·6개월 중 금리 회전주기를 선택하면 회전 시점마다 새로운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인니 사람들의 금융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선제적인 움직임이다.

앞으로 BWS는 기존에 확충한 자본금 등을 바탕으로 디지털·IT 부문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영업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질 계획이다. 앞서 BWS은 올해 초 우리은행으로부터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투자받았다. 올해 6월 말에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자본 사용승인을 받았고 7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김 법인장은 “현지 대형은행에 비해 점포가 부족한 현실 등을 보완하는 데 활용 중”이라고 언급했다.

영업 기반 강화의 일환으로 2021년 오픈한 디지털 채널인 ‘우리소다라 원(WON)뱅킹’ 고도화에도 나선다. 모바일 뱅킹 전자고객확인제도(e-kyc)서비스를 통해 비대면 고객 수와 활동 계좌를 늘리고 현재 얼굴과 지문으로 이용가능한 생체 인증 수단에 홍체 등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일 방침이다. 그는 “인니 국민이 주로 사용하는 쇼피, 고젝 등 이커머스 기업의 간편결제서비스보다 BWS의 디지털뱅킹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편리성과 혜택을 갖춘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응철 법인장이 지난달 23일 인도네시아 남부 자카르타 BWS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하영 기자 haha@)
▲김응철 법인장이 지난달 23일 인도네시아 남부 자카르타 BWS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하영 기자 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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