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관광공사가 퇴직자가 관계된 특정 업체에 25억여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체위 소속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은 15일 한국관광공사 대상 국감에서 한국관광공사가 2018년부터 7년간 ‘넥스트스텝’이라는 회사에 90여 건에 걸쳐 25억8000만 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넥스트스텝 대표 남편인 김모 씨는 한국관광공사 인센티브전시팀에서 2015년에 약 4개월간 근무한 바 있다. 이때 같은 팀에서 일했던 것으로 확인된 함모 씨는 넥스트스텝과 한국관광고사의 수의계약 27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있다고 배 의원은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매년 약 1500여 건의 수의계약을 맺고, 한 기업이 평균적으로 1년에 맺는 수의계약 건수는 2건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넥스트스텝은 올해 들어 9월까지 18건 수의계약을 맺었고, 2021년부터는 한국관광공사 수의계약 업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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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배현진 의원실이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넥스트스텝 매출액은 한국관광공사와의 수의계약 액수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 의원은 넥스트스텝이 한국관광공사 수의계약만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넥스트스텝은 여성 대표 기업이라는 이유로 2000만 원 이상의 수의계약을 맺고 있는데 사실상 대표의 남편인 김모 씨가 운영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넥스트스텝 대표의 SNS에는 빵 만드는 사진만 업로드되며, 김모 씨의 SNS에는 사업가란 소개와 함께 넥스트스텝 사진이 올라와 있다.
배 의원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일했던 짧은 인연만으로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따낼 수 있다면 정말 정당하게 일하고 있는 작은 영세 업체들에는 대단히 통탄할 일”이라며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충분히 의혹 제기할 만하다”며 확인 후 보고를 약속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정훈 관광정책국장도 “관광공사의 수의계약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감사 조치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