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물가·금리·환율’에 파산·회생 사상 최대…하루 5.4곳 문 닫아[제2의 티메프 줄섰다 上]

입력 2024-10-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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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위메프가 지난 7월 말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가운데 국내 기업 줄도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현상’에 기업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회생절차 비용마저 부담으로 느끼는 기업들은 파산을 선택 중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법인 파산은 역대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법인 파산 접수 건수는 129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5.4건으로 2014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한해 1657건을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지만, 올해는 벌써 이 수치를 80% 가까이 따라붙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2000건을 찍으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울 전망이다.

기업회생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기업 회생 건수는 709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652건) 대비 10% 가량 더 늘었다. 지난 한해동안 기업 회생 건수는 전년 대비 54.9% 증가한 1024건을 기록한 바 있다. 역대 최대치 였던 2009년(1003건)을 넘어선 수치였다. 이 기록마저도 올해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기업 회생 및 파산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로 버티던 중소기업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고금리와 경기 부진에 따른 경영난까지 겹치면서 줄도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통상 회생 절차를 밟는게 우선이지만, 회생 절차에 드는 비용조차 부담으로 느끼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재기 의지를 상실한 기업인들은 기업 재건 대신 파산이라는 선택지를 꼽고 있다. 실제로 2020년부터 파산건수가 회생건수보다 많은 ‘데드 크로스’가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포함)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빌린 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661조7631억 원으로 전월 대비 2조429억 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잔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는 지난 8월 연 4.59% 수준으로, 2020년(2.86%)보다 1.73%포인트나 높다.

연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이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신규연체액(1개월 이상)은 5조52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발생한 3조7485억 원보다 47.3% 증가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증가나 정책적 배려 종료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 증가로 자금은 더 필요한데 조달 창구는 계속 좁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하반기 또는 내년 중소기업발 신용위험 현실화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에도 연체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소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9.7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9월 이후 최저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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