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주중대사 “시진핑, 내년 APEC 계기 방한 가능성 높다”

‘갑질’ 논란에 귀임 앞둔 정재호 주중대사
“시진핑, 코로나 후 방한 검토하겠다 해”
“APEC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갑질 지적에는 “아쉬운 점 있다” 반박

▲정재호 주중대사가 16일 중국 베이징 주중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16일 나왔다.

정재호 주중대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이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을 때 코로나가 끝나면 방한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작년 9월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아직 명확히 된 것은 없지만 시 주석이 주로 APEC에는 참여해왔기 때문에 내년 경주에서 열릴 APEC이 (방한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시 주석의) 내년 방한 디딤돌 측면에서 윤 대통령이 중국에 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고 제안하자 정 대사는 “중국 측 약속이 먼저 지켜지는 게 적절한 것 같다”고 했다.

‘미중 갈등 속 한중 간 ’레드라인‘은 어디까지냐’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공개적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답변이 아니다”면서도 “중국에는 대만, 우리는 북한을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중국과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소프트하게(부드럽게) 소통하고 있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아니다 싶으면 소통의 문을 걸어 잠그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적으로 어려울 때도 소통하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중이지만 간단치 않다”고 덧붙였다.

북중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관측된다는 국민의힘 김건 의원 지적에는 “미묘한 징후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70여년 중북 관계를 돌아보면 매우 악화했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섣부른 판단은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중국 정부와 의견을 나눈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각급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의 도발과 중북 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한반도 이슈에 대해 긴밀하게 이야기해나가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기본 원칙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정 대사의 ‘갑질’ 논란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정 대사는 3월 갑질 의혹 관련 보도 이후 주중대사관에서 주중 특파원들의 취재를 제한하려 한 일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갑질·막말·폭언은 없었고, 그게 어떻게 제보로 언론에 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정 대사 후임으로 12일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정 대사에 따르면 김 전 실장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는 2주가량 소요돼 이달 말 임명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