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EVX 기반 O100도 출격 대기
침체된 픽업 시장, 신차로 회복 가능성
기아의 브랜드 첫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타스만)’이 첫 공개를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 타스만의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선택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제다모터쇼에서 타스만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기아는 지난 4월 타스만의 차명을 처음으로 공개한 뒤 6월 부산모터쇼에서 위장막 실차를, 지난 16일에는 타스만의 티저 이미지와 영상을 공개했다. 7월 중순부터 이달 1일까지는 타스만의 개발 과정을 담은 ‘원 모어 라운드(One More Round)’ 영상 총 8편을 선보이며 픽업 트럭으로써의 기능과 오프로드 성능을 전달하기도 했다.
차명인 ‘타스만’은 호주 최남단에 위치한 영감(inspiration)의 섬 ‘타스마니아(Tasmania)’와 타스만 해협에서 유래했다. 개척 정신과 자연의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섬의 이미지를 담아 어디서든 도전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라이프스타일 픽업’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기아는 타스만의 완성도 높은 상품성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를 포함한 미국, 스웨덴, 호주,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4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오프로드 특화 성능 △내구성 △R&H(Ride & Handling) △트레일링 안정성 △도하 등 1777종의 시험을 1만8000회 이상 진행했다.
국내 시장에서 출시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기아는 최근 국내에서 다양한 야외 여가활동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타스만을 통해 이 수요를 겨냥할 계획이다.
늘어나는 수요와 별개로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픽업트럭 신차 판매량은 1만974대로, 전년 동기 1만4519대에 비해 24.4% 줄어들었다.
관건은 가격이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사실상 KG모빌리티(KGM)의 ‘렉스턴’과 쉐보레 ‘콜로라도’가 핵심 모델이다. 이 두 모델의 가격은 렉스턴이 약 3000만~4000만 원, 콜로라도는 7200만~8000만 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타스만의 경우 두 모델의 중간 정도인 5000만 원 내외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KGM의 경우 타스만과 비슷한 시기에 신형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정보의 경우 이르면 연내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O100은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인 토레스 EVX를 베이스로 개발 중이다. 전체적인 외관 역시 토레스 EVX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로는 중국 비야디(BYD)의 70킬로와트시(kWh) 이상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O100의 가격을 4000만 원대 이상으로 예상 중이다.
타스만, O100의 출시로 픽업트럭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도 커졌다. 그동안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지난해 2월 출시된 GMC ‘시에라’ 이외에 이렇다 할 신차가 없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2개 차종이 출시되며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 전체적인 픽업트럭 모델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고가형 픽업트럭으로 수요가 넘어갈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 판매량 감소에도)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며 “타스만의 가격에 따라 조금 더 고가 모델로 수요가 옮겨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