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출구' 보인다…반등 모색하는 K-배터리

입력 2024-10-20 10:22 수정 2024-10-2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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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전 분기보다 개선될 듯
고객사 출하 늘고 신공장 가동 '날개'
대규모 수주 낭보 이어져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사진제공=SK온)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사진제공=SK온)

전기차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의 출하량 증가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와 맞물려 수주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실적은 전 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8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1분기 1573억 원→2분기 1953억 원→3분기 4483억 원으로 매 분기 증가하고 있다.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SK온은 적자 폭을 줄이며 흑자 전환의 실마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이달부터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의 포드용 생산 라인 일부를 현대차용으로 전환했다. 현대차그룹이 조지아주에 구축한 전기차 전용 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가동 시점에 맞춰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SK온은 업황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며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인 현대·기아차 생산 라인 가동, 헝가리 공장은 유럽 완성차의 구매 움직임 재개 가능성 등으로 총 설비 평균 가동률이 바닥을 다지고 중장기적 흑자 달성 가시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온은 흑자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전사적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한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합병을 추진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한다. 내년부터는 포드·현대차와의 합작공장을 통해 외연 확장도 지속한다.

실적 개선에 힘을 싣는 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다.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를 지급한다. 미국에 생산 공장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AMPC로 영업실적을 보전하고 있다. 향후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혜택도 커진다.

삼성SDI는 아직 북미에서 배터리 셀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 팩 공장으로만 소규모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AMPC 규모가 비교적 작은 삼성SDI는 올해 3분기 1600억 원대 영업이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고객사인 BMW·아우디·리비안의 출하량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다만 회복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연내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 가동이 목표였지만 일정을 앞당겨 AMPC 수령도 가능해졌다. 2026년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 2027년 스텔란티스 합작 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한 해에만 수조 원의 세제 혜택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세계 2위 전기차 시장 유럽에서도 회복 조짐이 관찰된다. 올 1~8월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역성장했으나 지난달 4.2%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독일을 시작으로 전기차 보조금 재개 움직임도 나타난다. 중국 업체의 공세가 치열하지만, 유럽연합(EU)이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갈등의 불씨가 여전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대규모 수주를 연달아 따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8일 메르데세스-벤츠 계열사와 50.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5일에는 포드와 109GWh 규모 전기 상용차 셀·모듈 공급 계약을 추가했다.

벤츠 계열사가 수주한 제품은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로 추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건 처음이다.

포드는 유럽 상용차 1위 업체다. 제품은 폴란드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포드의 차세대 전기 상용차 ‘이-트랜짓’에 탑재될 예정이다. 폴란드 공장은 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가동률이 6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번 수주로 고정비 부담을 덜었다. 약 13조 원의 추가 매출도 기대된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7년간 현대차가 유럽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90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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