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로보틱스-에너빌리티 합병 재추진...비율 1대 0.043

입력 2024-10-21 16:59 수정 2024-10-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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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빌리티 100주 보유할 경우…
에너빌 88.5주ㆍ로보틱스 4.33주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의 사업 지배구조 재편을 재추진한다. 기존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셌던 주식 교환 비율을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에게 친화적인 방향으로 다시 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사 최고경영진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발표를 진행했다.

두산 측이 사업재편을 재추진하는 것은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비율을 변경했다”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증가한 신설 주식도 함께 보유하게 됨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산밥캣 지분 관련 안건을 다뤘다.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비율을 기존 1 대 0.031에서 약 30% 올려 1 대 0.04 안팎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대주주에게만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는 불만이 주주들로부터 터져 나오며 계획을 철회했다.

변경된 비율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기존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기존 3.15주)를 받게 된다. 이는 비율 변경 전과 비교하면 주주들에게 더 많은 주식이 돌아가게 된다. 보유하게 되는 주식가치가 7월 11일(이사회) 종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기존보다 약 39만 원 증가한다.

이 같은 결과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또한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박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이번 두산밥캣 분할 합병 관련해서 발생하는 현금 증가와 차입금 감소로 인해 최소 1조 원 이상의 추가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며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 가스ㆍ수소발전 등에 투자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두산 경영진은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을 약속했다.

두산 측은 새로운 합병안을 내놓았지만, 통과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두산로보틱스에 주주 서한을 발송하는 등 합병 재추진을 포기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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