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시바 지지율 하락과 중의원 선거 전망

입력 2024-10-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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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유지(세종대학교 대우교수, 정치학 전공)

중의원 선거서 과반 확보 ‘불투명’
일각선 이시바 총리 ‘단명’ 점치기도

지난달 27일 치러진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가 당선돼 1일 임시국회에서 제102대 일본 총리로 선출됐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4대째 이어진 기독교 신자이므로 기본적으로 신사참배를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 그는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발언해 온 것으로 알려져 양심적인 정치인으로 한국에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 극우세력은 이시바 총리의 탄생을 기뻐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시바 총리가 중국에 다가가서 미일 관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고(故)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를 스승으로 언급해 왔다. 다나카 전 총리는 197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중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해 일본과 대만 간의 국교를 단절한 인물이다.

반면 일본 극우는 대만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일례로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 전 일본 방위상은 오랫동안 대만과의 우호 관계 증진에 노력해 온 인물이다. 극우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견해에도 반대한다. 이런 관점은 반공, 친미 노선에서 나온다. 이들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시행하여 공산주의 경제 체제에서 벗어난 중국을 아직도 공산주의 국가로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생존전략인 반공 노선에 이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에 우호적인 이시바 총리에 대해 벌써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요미우리신문이 이시바 내각 출범과 동시에 실시한 여론조사(1~2일)에서는 지지율이 51%로 2002년 이후 출범한 10개 내각 중 9번째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최하위였다.

지지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11~12일)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28%라는 위험수위였다.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19~20일)에서도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이시바 내각에 대해 국민이 크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이에 27일에 치러질 중의원(하원) 선거(총 465석)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과반수(233석)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2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19~20일 전국 약 36만 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와 인터넷에 의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전국 취재망 정보를 더해 선거전 정세를 분석했다. 전술한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도 이 여론조사를 통해 나왔다.

아시히신문의 여론조사결과로는 현시점에서 연립여당은 과반수를 얻을 수 있는지 미묘한 정세이고 자민당만 보면 공시 전의 247석에서 50석 정도 줄어들고 공명당은 현상유지를 할 전망이다. 입헌민주당은 공시 전의 98석에서 150석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국민민주당과 레이와신선조도 선거 전보다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유신회는 현상유지, 이런 상황이다.

그러나 조사 시점에서 태도를 보류한 유권자들이 선거구와 비례 모두 40% 정도 있으므로 앞으로 정세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실제 선거 결과 연립여당이 과반수에 못 미칠 경우 여당은 다른 당을 연립여당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그 경우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이 후보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유신회는 극우성향이 있어 이시바 총리의 자민당과는 맞지 않는다.

1993년 8월 자민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패배하여 비(非) 자민 연립여당으로 호소카와 모리히로 정권이 성립된 적이 있다. 그런데 호소카와 정권은 9개월밖에 유지되지 못했고 1994년 6월 사회당(당시)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수를 총리로 한 자민과 사회, 신당 사키가케라는 3당에 의한 연립내각이 탄생해 자민당이 다시 여당으로 복귀했다. 당시는 자민당이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쥔 사회당 당수 무라야마가 총리가 됐다.

이번에도 만일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에 못 미쳐서 다른 당을 연립으로 끌어들일 경우, 그 당이 1994년의 사회당처럼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이시바 총리가 단명으로 끝나 연립한 새로운 당에서 총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아소 다로 자민당 전 부총재는 자민당 총재선거 결선투표에서 이시바가 아니라 ‘여성 아베’로 불리는 극우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지원했다. 아소는 이시바 총리의 배려로 자민당 최고고문에 취임했으나 이시바 총리가 단명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거에서 패배한 다카이치에게 “다음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번에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69명이나 확인된 자민당의 비리 의원을 공천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이시바 총리가 말을 바꿔서 공천 배제가 12명에 그친 것, 선거 일정을 야당과의 정책토론이 끝나는 11월 중순으로 한다고 공언했는데 그 일정을 갑자기 27일로 앞당긴 것 등이 있다. 특히 이 결정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야당과의 정책 토론에 자신감이 없다는 것을 국민 앞에 증명해 버린 결과가 됐다. 그 밖에 이시바가 자민당 총재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말을 총리 취임 이후 상당히 바꾸고 있다는 문제점이 노출돼 리더십에 의문이 가면서 지지율이 놀라울 정도로 하락한 요인이 됐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중의원 선거 결과는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우리는 그 결과를 예의주시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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