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벌조항 外 소급금지”…대법, ‘노조법상 운영비금지’ 재심청구 기각

입력 2024-10-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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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 조항이 아닌 법률 조항에 대해 내려진 헌법불합치 결정에 소급효를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협약 시정명령 취소를 구한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전노동청은 2010년 9월 금속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이 관련 법령에 위반된다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명령을 위한 의결을 요청했다. 이후 충남노동위가 의결하자 대전노동청은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시정명령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회사가 노조원 사무실 운영비와 차량 등 노조활동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조합에 대해 운영비 원조를 금지하는 ‘운영비 원조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은 3심 끝에 금속노조 측 손을 들어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종국 판결이 선고됐는데, 문제는 헌법재판소에서 해당 조항에 잠정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개정 시한이 지난 뒤 법률이 개정됐지만 신법이 장래효만을 규정하면서, 이 사건 당사자들에게는 개정 법률이 적용되지 않았고, 결국 이들은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재심 청구를 기각하면서 “운영비 원조 금지 조항은 노동조합법상 금지되는 ‘부당노동행위’를 규정한 조항으로, 범죄 성립과 처벌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고 옛 노동조합법 제31조 제3항은 행정 관청의 처분인 시정명령에 대한 규정이므로 이 조항과 결합된 운영비 원조 금지 조항은 형벌에 관한 법률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판례는 형벌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에는 위헌 결정과 같이 소급효를 인정하나, 형벌 조항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에는 당해 사건이라 하더라도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종전 판례에 따라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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