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지각생 카카오의 반격 …제2의 카톡 ‘카나나’로 승부수

인간과 AI 연결하는 통합 AI브랜드 ‘카나나‘ 발표…카카오 경쟁력인 관계 통한 연결 활용
별도 앱 통해 연내 출시…모바일 시대 대표주자 ‘카카오톡’ 이어 받을 AI 시대 ‘카나나’
대화의 맥락을 이해해 관계의 성장 돕는 것이 차별점…세계 최초 그룹대화에서도 활약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AI 2024에서 카카오 AI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인공지능(AI) 지각생’으로 불렸던 카카오가 그룹 AI 브랜드인 ‘카나나’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AI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인 만큼 카카오는 기술 뽐내기에 치중하기보다는 사람 간의 관계를 연결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탄생시킨 철학을 계승해 초개인화 AI 서비스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오픈AI,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도 AI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얼마나 빠르게 수익 모델을 발굴해 선두기업들과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AI 2024에서 “카카오의 핵심 경쟁력은 관계를 통한 연결”이라며 “생성형 AI 시대 관계라는 카카오의 차별적인 자산을 활용해 서비스 중심 AI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비전은 명확했다. 카카오톡처럼 친근하고 편리하지만 대화의 맥락과 감정까지 이해해, 없어서는 안 될 생활 밀착형 AI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카나나는 AI가 단순히 인간과 소통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비서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나를 대변할 수 있는 페르소나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최적의 AI 서비스를 최소의 비용으로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택했다. 정 대표는“자체 모델 외에도 오픈소스 모델, 글로벌 언어모델의 API를 하나의 서비스 안에 적용해 추론, 이해, 요약, 코딩 등 각 질문에서 가장 좋은 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조합하고 같은 성능을 내는 모델 중에서는 가장 비용이 낮은 모델을 선택하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 22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AI 2024에서 카나가 이용자가 대화하고 있는 모습. (김나리 기자)

기존 AI 서비스들이 이용자와의 일대일 대화를 통해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 반면 카나나는 그룹 대화에서도 그 맥락을 이해해 적절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관계의 형성과 강화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카나나 서비스 속 AI 메이트는 개인메이트 ‘나나’와 그룹메이트 ‘카나’로 구현된다. 나나는 이용자와의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이용자가 참여한 그룹 대화에서의 대화도 기억해 최적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한다. 카나는 그룹 대화에서의 대화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나나와 달리 카나는 상주하는 그룹대화 안에서의 대화 내용만 기억해 이용자들을 돕는다. 모두에게 같은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의 맥락에 맞는 제안을 한다.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챗GPT를 포함한 글로벌 AI 서비스들은 일대일 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룹 단위로 도움을 주는 AI는 카나가 글로벌 최초”라고 설명했다.

카나나는 카카오톡과는 별개의 앱으로 출시하며 연내 사내 테스트 버전 출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 리더는 “모바일시대에 카카오톡이 그랬듯, 생성형 AI시대에는 카나나가 이용자들에게 가장 쉽고 유용한 대중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45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 안에 AI 서비스를 탑재하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카나나라는 별도의 앱을 통해 AI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이 리더는 “AI 메이트와 연결과 이를 통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라는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깨는 실험적 시도와 변화가 필요했다”며 “카카오톡의 익숙함과 장점을 개선하되 AI 기술이 무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형태로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나나에서는 친구 관계를 수락한 이후에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대화방에 초대받은 사람이 참여 여부를 결정한 후 채팅방에 입장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카카오톡과의 차별점이다.

정 대표는 AI 리스크 관리 체계인 ‘카카오 ASI’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AI가 이용자들의 일상에 직접 스며들어 제공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AI 세이프티(안전)”라며 “AI 모델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환각의 문제는 여전히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았고, 학습 데이터에 따라 결과물이 편향될 가능성도 있기에 카카오는 사용자에게 안전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책적, 기술적 측면에서 AI 세에프티를 구현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