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최고치' 찍고, 비트코인은 '장밋빛 전망'…어디에 투자할까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4-10-22 16:24 수정 2024-10-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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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현호 기자 hyunho@, 게티이미지뱅크)
▲(출처=조현호 기자 hyunho@, 게티이미지뱅크)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와 관련된 특정 종목이 상승하는 등의 현상을 일컫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교체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 현상이 잠잠해졌던 것도 잠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종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정 종목만 거론되는 게 아닙니다. 미국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가 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온 비트코인 가격도 출렁이고 있습니다. 금값도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죠.

대선 판도에 따라 요동치는 시장 속에서 투자자들의 공통된 고민 하나가 있습니다. 어디에 투자해야 이익을 볼 수 있냐는 건데요. 상승세가 돋보이는 금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봤습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금값 랠리 이어가고, 은값은 12년 만에 최고치

먼저 금값은 거침없는 랠리를 이어가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90달러(0.32%) 오른 온스당 2738.9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겁니다.

올해 금값은 심상치 않습니다. 2007년 이후 올해 최고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1년 전 온스당 2000달러 미만이었던 때와 비교하면 약 40% 치솟았습니다. 국채 금리가 오르거나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통상 금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하락하는데, 랠리를 멈춰 세우진 못했죠.

최근 금값 상승세의 배경으로는 단연 악화하는 중동 정세, 미국 대선을 놓고 확산한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금은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일종의 피난처, '헤지 수단'으로 거론되는데요. 실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위기가 확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국제 금값은 급등했습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수요가 쏠린 겁니다.

또 주요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했고, 중앙은행의 금 매수도 기록적인 수준이라 금값을 밀어 올렸죠. 세계 금 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중앙은행 금 매수량은 483톤(t)으로 역대 최대였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 전망엔 더욱 힘이 실렸죠. 국제적인 정치·경제 여건이 금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는 셈입니다.

CNBC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부터 안전자산 수요까지 금을 위한 '퍼펙트 스톰'이 조성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뛴 국제 금값이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되레 커지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이날 금값 3개월 전망치를 온스당 2700달러에서 2800달러로 올렸습니다. 6∼12개월 전망치는 3000달러인데요. 시티는 "미 노동시장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앙은행들은 계속 적극 매수하고 있기 때문에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리 인하, 중앙은행의 수요 구조적 확대, 지정학적 위험과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대한 헤지 효과 등으로 금값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 추천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내년 초까지 온스당 2900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UBS는 내년 목표 가격을 온스당 3000달러로 잡고 있죠.

금뿐일까요. 은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은은 올해에만 34%가량 오르면서 금값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같은 날 은 선물은 장중 3% 이상 상승하며 온스당 34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2012년 말 이후 12년 만의 최고치죠. 이후에도 온스당 33.85달러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JP모건체이스는 "은이 금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면서 향후 은값이 온스당 45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자산의 기념주화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자산의 기념주화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랠리, 이번엔 다르다고?…"7만 달러 뚫을 수도"

비트코인도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은 올해 3월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한 이후 다소 초라한 가격을 보여왔습니다. 지난달 초엔 7000만 원대 초반까지 밀리면서 6개월간 조정을 받았죠.

그러나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미국 '빅컷' 전후로 유동성이 늘면서 가격이 8000만 원대로 올라서더니 이달 중순 들어 상승 폭을 키웠고, 최근엔 9300만 원대까지 밟은 겁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내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가상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자신을 '가상화폐 대통령'으로 칭하곤 하는데요. 그가 당선될 경우 각종 규제를 풀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덩달아 뛴 거죠.

해리스 부통령도 친가상자산 시장 정책을 예고했지만,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에 주목하는 모양샙니다. 당장 그는 이더리움 100만 달러(약 13억2200만 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빡빡한 규제로 정평이 난(?)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죠.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2일 오후 1시(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24% 하락한 6만7359.3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전날에는 6만9400달러대까지 오르면서 7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돌연 뒷걸음질 친 겁니다.

미 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 등을 앞둬 변동성 우려가 심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도 보입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져 눈길을 끕니다.

가상화폐 거래기업 빈센트는 "미 상장 기업의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를 강화할 수 있다"며 "주식 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주식 시장 변동성이 가상화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는데요. 이번 주 비트코인이 일시적인 하락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랠리가 지속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가상화폐 분석가 스큐는 "비트코인이 이전 저점보다 높은 6만6000달러 수준에서 다시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죠.

유명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비트코인이 약 400% 상승해 15만 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는데요. 근거로는 올해 3월부터 유지되고 있는 7개월간의 역확대 삼각형 패턴을 제시했습니다. 이 패턴은 비트코인이 대규모 상승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설명입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통해서 매년 10월 비트코인 가격이 대체로 상승하는 '업토버' 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미국 대선 결과도 강세장을 이끄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요.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내년 비트코인 시세는 여섯 자리에 이를 것"이라며 10만 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제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대선 가까워질수록 변동성도 ↑…"포트폴리오 구성 신중해야"

업계에서는 글로벌 금리 인하 분위기와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 등도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 시장에 더 많은 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죠. 다만 대선까지 약 보름이 남은 만큼 가격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급격한 변동성을 유의해야 합니다.

금 투자는 수익률을 고려해 전략을 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데요. 금은방이나 은행에서 10g·100g·1㎏ 등의 단위로 살 수 있는 '골드바' 등 실물 금 구입부터 시중은행에서 0.01g씩 매입할 수 있는 '골드뱅킹', 증권사 계좌를 개설해 KRX(한국거래소) 금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실물 금을 살 때는 10%의 부가가치세, 세공비나 거래수수료(6%) 등이 붙습니다. 골드뱅킹도 금을 사고팔 때 모두 1%씩 수수료가 따라붙죠. 매매차익 발생 시엔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하며 수익이 2000만 원을 초과할 땐 금융 소득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도 알아둬야겠습니다.

국제 금값을 추종하는 지수에 투자하는 구조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는 보유 주식 계좌에서 비교적 쉽게 거래할 수 있는데요. 일반 금융 상품과 마찬가지로 매매차익에 따른 배당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 지점장은 22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를 통해 "단순히 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수익적 측면에서 금을 보유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상관관계가 낮은 다른 자산과 함께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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