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각계 거물들 해리스 지지하는데…트럼프 승리 관측 왜?

입력 2024-10-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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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ㆍ다이먼ㆍ스위프트 등 지원 사격
베팅사이트서 최근 트럼프 지지율 급상승
금융시장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무게
수상한 일부 거액 베팅으로 조작 의혹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AFP연합뉴스

내달 5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둔 22일 미국 각계 거물과 오피니언 리더들 상당수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잇따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에서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론이 더 힘을 받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공개석상에서는 미 대선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사적으로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고 보도했다.

또 NYT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가 빌 게이츠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약 5000만 달러(약 69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그간 정치와 거리를 둬 온 게이츠가 변화된 행보를 보인 것은 민주당 지지자이자 기부자인 두 자녀 로리와 피비가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6월에는 스티브 스티글리츠를 비롯해 로버트 실러, 조지 애컬로프, 폴 로머 등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16명이 공동 서한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것이라고 직접 경고하며 사실상 해리스에 힘을 실어줬다.

▲환갑 생일을 맞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존즈버러에 있는 흑인 교회에서 열린 ‘투표소로 가는 영혼들’ 행사에서 스티브 원더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자 미소를 짓고 있다. 존즈버러(미국)/AP연합뉴스
▲환갑 생일을 맞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존즈버러에 있는 흑인 교회에서 열린 ‘투표소로 가는 영혼들’ 행사에서 스티브 원더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자 미소를 짓고 있다. 존즈버러(미국)/AP연합뉴스

게이츠의 전 부인인 멀린다 게이츠도 해리스와 각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전격 지지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부인 로렌 파월 잡스도 해리스의 ‘찐친’으로 물심양면으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최고 인기 전직 대통령으로 꼽히는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은 부부가 힘을 합쳐 유세장을 직접 다니며 해리스를 위한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해리스는 문화 예술계 인사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20일에는 전설적 가수 ‘스티비 원더’가 유세장에 등장해 환갑 생일을 맞은 해리스를 위해 축하 노래를 불렀으며,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세, 어셔, 오프라 윈프리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해리스를 공개 지지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공화당 위원들이 대부분 등을 돌려 나홀로 유세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해리스 지지를 밝히길 꺼리는 ‘샤이(shy) 해리스’들이 상당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외에는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유력 인사는 보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거물 지지자들의 면면만을 보면 해리스의 대선 승리는 당연해 보인다. 그렇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초박빙의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나온다. 심지어 최근에는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고조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팜쇼에서 대규모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이곳은 7월 13일 트럼프가 피격된 현장이다. 또 이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도 함께해 찬조 연설을 했다. 버틀러(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팜쇼에서 대규모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이곳은 7월 13일 트럼프가 피격된 현장이다. 또 이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도 함께해 찬조 연설을 했다. 버틀러(미국)/로이터연합뉴스

정치 베팅사이트가 주요 발원지다.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여론조사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정치 베팅사이트를 가늠자로 여기고 있다.

이날 폭스뉴스는 5개의 대선 베팅사이트의 평균을 보여주는 맥심 롯이 운영하는 사이트(ElectionBettingOdds.com)에서 21일 트럼프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58.5%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또 폴리마켓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트럼프의 당선 확률은 66%, 해리스의 당선 확률을 34%로 각각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확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게 됐던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 6월 28일 토론 직후보다 높다. 이달 초부터 해리스가 밀리는 흐름을 나타냈다.

‘트럼프 트레이드’도 트럼프 승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영향을 받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대선 여론조사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근 월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큰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달러는 강세 흐름을, 장기 국채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금융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러켄밀러는 17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지난 12일간 은행 주가나 가상화폐 가격을 볼 때 시장은 트럼프 승리를 매우 확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선 정치베팅사이트에서의 트럼프의 우세는 왜곡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WSJ은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 급등 배경이 거액을 투자한 일부 사용자가 만들어낸 신기루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4개의 계정에서 모두 3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암호화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베팅에 투자됐는데 4개의 계정이 투자 패턴 등에서 사실상 동일한 사용자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대선 베팅사이트에 결린 돈의 규모는 2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롯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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