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형 IPO ‘한파’…조단위 대어 위축

입력 2024-10-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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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대형 IPO ‘한파’…조단위 대어 위축

케이뱅크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연기

더본코리아도 고평가 논란 등 리스크

“시장 침체 회복 더뎌…일정 밀릴 수도”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한기가 돌고 있다. 조 단위 몸값으로 기대를 받던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을 철회하는 등 예정됐던 대형 딜들이 위축되면서다. 대어들도 상장 재수, 삼수생이 되는 등 투자심리가 냉각돼 시장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5조 원의 몸값을 기대받던 케이뱅크가 상장을 연기하면서 후발주자인 대형 기업의 상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1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상당수 기관투자자들이 주문을 넣지 않거나 최종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보다 낮춰 적어냈다.

시장에서는 5조 원에 달하는 케이뱅크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고 봤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산정을 위해 비교그룹에 뱅코 (3.11배), SBI스미신넷뱅크(2.96배) 등을 포함시켜 2.56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배수를 적용했다. 이는 먼저 상장한 국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1.62배)나 주요 금융지주보다 높았다.

케이뱅크는 기관투자자의 의견을 토대로 가격과 물량을 조정해 내년 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도 증시 악화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또 다른 대어로 꼽히는 더본코리아는 예정대로 IPO 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곳곳에 암초에 남아있다. 상장 재수생인 더본코리아도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더본코리아는 공모가 산정에 참고하는 유사기업 리스트를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닌 식품 제조유통 전문 기업들로 지정했는데 이런 공모가 산정 방식이 기업 가치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한 ‘흑백요리사’ 인기로 수요예측 흥행이 예고되고 있지만, 상장 이후 투자 위험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 불황 △높은 CEO 의존도 △가맹사업자 관리 등이 꼽힌다. 앞서 더본코리아의 가맹 브랜드인 연돈볼카츠의 일부 점주들은 예상 매출액 등을 허위로 알린 혐의(가맹사업법 위반)로 더본코리아를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각각 3조 원, 7조 원의 몸값으로 평가받는 SGI서울보증보험과 LG CNS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최근 침체된 IPO 시장 분위기에 고민에 빠졌다. 최근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고 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일정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크 상장 철회는 아직 침체된 IPO 시장과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연내 상장을 목표하던 대형 딜들도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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